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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내 섹스로봇 대중화, '인간의 성'을 흔드나

최종수정 2016.08.09 07:32 기사입력 2016.05.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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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윤의 '가까운 미래' 대기획 - '알파고와의 사랑', 법과 정서와 도덕의 문제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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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작가] “성매매가 아니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데, 이를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과 평등권을 침해하고 직업 선택의 자유에 어긋난다.” 2012년 7월 성매매로 기소된 김 여인은 자신의 행위를 ‘직업’으로 규정하고 법원에 성매매특별법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지난 3월 31일 헌법재판소는 성매매 특별법 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돈을 주고 성을 사고파는 행위가 용인돼선 안 된다는 재판부의 취지는 구매자인 남성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나선 여성까지 형사처벌 하는 성매매특별법을 둘러싼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세돌 알파고 대국에서 아자황(왼쪽) / 사진=한국기원 제공

이세돌 알파고 대국에서 아자황(왼쪽) / 사진=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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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인간을 이길 수 없다? 기술의 발달은 빠르게 인간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1872년 철도노동자 존 헨리는 증기드릴이 도입, 철도노동자들을 대체하는 것에 맞서 기계와 대결을 펼쳐 승리했으나 이내 사망했다. 쉬지 않고 몸을 혹사한 탓이었다. 지난 3월 치러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또 다른 형태의 기계,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로 주목받았으나 경기결과는 4:1, 인공지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처럼 기술이 육체적, 정신적 측면에서 인간을 위협할 정도의 향상된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섹스로봇의 출현에 자연히 대중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인간이 아닌 로봇이 판매하는 성은 법과 윤리의 규제망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세계를 다룬 영화에서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는 그 가능성은 섹스로봇이 아직 출현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들과의 동거가 일상화됐을 때 우리에게 닥칠 문제점과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인간의 모습이 되기 위해 앤드류는 스스로 유한한 삶을 선택한다. 사진 = 영화 '바이센테니얼맨' 스틸컷

인간의 모습이 되기 위해 앤드류는 스스로 유한한 삶을 선택한다. 사진 = 영화 '바이센테니얼맨'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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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의 섹스가 가능하다? 미래학자 이언 피어슨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2025년에는 섹스 로봇이 대중화될 것”이라 주장하며, 아울러 “로봇이 사람과 더 유사해질수록 인간이 로봇과의 섹스에 갖는 거부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 ‘바이센테니얼맨’에서 로봇 앤드류 (로빈 윌리엄스)는 자신이 모시는 작은 아가씨를 사랑하지만, 기계와 인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마음을 접는다. 수십 년 후 아가씨와 똑같이 생긴 손녀를 다시 사랑하게 된 로봇 앤드류는 인간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수술을 감행, 사람과 똑같은 외모, 그리고 생명의 유한성을 갖게 되며 끝내 사랑을 쟁취하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신체적 결합 또한 가능한 것으로 묘사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영화 ‘엑스마키나’의 인공지능 개발자 네이든(오스카 아이삭)은 자신이 만든 매혹적인 A.I 에이바의 튜링 테스트(인간과 컴퓨터의 대화를 바탕으로 컴퓨터의 지능 여부를 판단하는 테스트, 컴퓨터의 반응이 인간인지 컴퓨터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면 지능이 있는 것으로 간주)에 자신의 회사 프로그래머 칼렙을 참가시키며 이들의 대화 속 미묘한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에이바가 로봇임을 알면서도 마음이 흔들리는 칼렙을 향해 네이든은 “에이바는 성관계가 가능해”라며 그의 감정을 격랑에 빠트리고, 실제 관계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칼렙은 감정적으로 에이바에게 완벽하게 사로잡힌다. 네이든이 섹스로봇을 목적으로 에이바를 만들지 않았음에도 성적기능이 가능하게 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상호의식 없는 교류가 즐거울까? 사랑에 빠진 로봇과 섹스해보고 싶지 않아?”라며 섹스로봇과의 사랑까지 언급한다.

섹스 휴머노이드 니시카는 매혹적인 외모 뒤로 흉포한 성격을 지녔다. 사진 = 영국 AMC드라마 '휴먼스' 스틸컷

섹스 휴머노이드 니시카는 매혹적인 외모 뒤로 흉포한 성격을 지녔다. 사진 = 영국 AMC드라마 '휴먼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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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인간보다 낫다. 영국 드라마 ‘휴먼스’는 인간과 외형이 동일한 휴머노이드가 일반 가정에 장기 할부를 통해 보급되면서 펼쳐지는 새로운 사회와 가정 내부를 섬세하게 들여다본 수작이다. 극 중 주인공인 가정부 아니타를 포함한 여섯 명의 휴머노이드는 일반 안드로이드와 달리 제한 해제된 상태로, 이 중 매춘부로 일하는 여성형 휴머노이드 니시카의 에피소드나 집에서 사용하던 가정용 휴머노이드를 놓고 인간이 성인인증코드를 풀고 섹스한 뒤 죄책감을 느끼는 장면에 이르고 나면 섹스로봇의 대중화는 근 미래적 풍경으로 다가온다. 다른 에피소드에선 임산부인 아내가 자신의 뒤치다꺼리를 도맡는 남성형 휴머노이드의 헌신과 대비되는 남편의 무관심에 남편을 버리고 휴머노이드와의 삶을 선택한다. 단순한 육체적 쾌락 해소뿐만 아니라 정서적 교감을 통한 의지의 대상으로 로봇이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실적인 상황묘사에 시청자들은 공감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다. 휴머노이드는 인간보다 부족한 만큼 습득능력을 통한 향상성으로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를 빼앗겼다는 분노에 안드로이드에게 폭력을 휘두르려 하지만, 로봇 보증금 때문에 때릴 수조차 없다. 사진 = 영국 AMC드라마 '휴먼스' 스틸컷

남편은 아내를 빼앗겼다는 분노에 안드로이드에게 폭력을 휘두르려 하지만, 로봇 보증금 때문에 때릴 수조차 없다. 사진 = 영국 AMC드라마 '휴먼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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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근 미래에는 로봇과 바람(?)이 난 배우자를 처벌할 법률이 필요할지 모른다. 드라마 속 아내는 전남편의 아이와 휴머노이드 새 남편과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것이다. 인간과 로봇 커플 사이에 아이를 입양하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풍경도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인간의 성별은 생식(生殖)을 위해 존재하고, 생식은 종의 번식과 유지를 위해 이뤄진다는 유전학적 윤리가 섹스로봇을 통해 그 존재 이유와 가치를 위협받는 시대가 가까워왔다.
김희윤 작가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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