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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가 바꾼 대한민국 소비풍속도…합리적 소비 틀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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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비용보다 윤리적 판단 우선
"저렴하면 잘 팔린다" 공식 깨져
가격 할인행사에도 매출 급감
대형마트 신규발주 전면중단
홈쇼핑·소셜커머스까지 동참


▲옥시불매운동.[사진=아시아경제DB]

▲옥시불매운동.[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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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국민적 공분을 산 옥시레킷벤키저가 제품 가격 할인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소비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부도덕한 기업의 제품을 불매운동하는 윤리소비 대신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싸면 그만'이라는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깨진 것이다. '싸면 잘팔린다' 공식도 소비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 시작된 지난달 18일부터 2주간 대형마트에서 옥시의 제습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급감했다. 표백제와 섬유유연제 매출도 각각 38%, 7% 줄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지난달 21일부터 7일간 옥시 제품 가운데 옥시크린ㆍ이지오프뱅ㆍ물먹는 하마 등 대표 상품들에 대해 할인과 원플러스원 등의 행사를 펼쳤다. 이마트에서도 지난달 초부터 27일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 매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보통 소비자들은 윤리적 가치판단보다 기회비용을 고려해 편익이 많은 소비에 무게를 둔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회사 제품이라도 할인 마케팅을 강하게 걸면 매출은 상승하는게 이 때문이다.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등으로 검찰 압수수색까지 당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5.8% 늘어난 2조8185억원을 기록했다. 성장률은 감소했지만 각종 할인행사를 통해 매출 감소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관련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ㆍ롯데마트는 옥시 전 제품에 대한 신규 발주를 중단했다. 남아있는 재고 물량은 판매를 계속할 방침이지만 판촉행사 등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마트의 경우, 옥시 제품의 진열 공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롯데마트는 눈에서 잘 보이는 매대에서 옥시 제품을 철수시켰다. 홈플러스도 발주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의 옥시제품 재고 물량은 한두달치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규 발주를 하지 않는다면, 이르면 두 달 후부터는 옥시 제품이 마트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홈쇼핑과 소셜커머스도 불매 운동에 동참했다. GS홈쇼핑ㆍCJ오쇼핑ㆍ롯데홈쇼핑 등은 지난 4일 오후부터 자사 온라인 몰에서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위메프, 티켓몬스터 등은 지난 3일부터 순차적으로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쿠팡은 로켓배송에서 옥시 제품을 제외키로 했다. 옥션은 지난달 25일부터 프로모션과 광고 등을 제한해 옥시 제품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가능한 추가 제제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옥시 제품이 포함된 매출도 줄었다. 옥션에서 지난달 29일에서 이달 8일까지 옥시 제품이 포함된 방향제와 세정제 매출이 각각 17%, 21% 줄었다. 편의점과 드러그스토어 등도 옥시제품 판매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옥시 제품이 국내 유통업체에서 완전히 퇴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기업 처벌을 위해 옥시 제품 불매운동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을 포함한 26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1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옥시 제품 불매' 집중 행동을 선언했다. 환경, 종교, 소비자 등 각계의 50여개의 단체와 100여명의 개인들이 참석해 10일부터 7일간 옥시 제품 불매 기간으로 정하고 책임 인정과 한국 영업 활동 중단, 진상규명ㆍ피해자 배상 조치 등을 요구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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