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감원장 “은행산업 우버모멘트 직면했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진 원장은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 리스크관리 선진화 워크숍에서 “지금의 은행산업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전통 은행산업이 위협을 받는 ‘우버 모멘트’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우버 모멘트’란 차량 공유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인 우버가 기존 택시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현상을 빗댄 용어로 신기술의 등장이 기존 산업체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상황을 말한다.

진 원장은 “은행이 대전환기의 출발선상에 놓여 있으며 리스크관리 혁신은 은행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전략”이라며 “향후 10년 내 금융시장 리스크 패러다임은 디지털리스크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서는 현행 리스크 관리체계나 모형,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조직문화까지 전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비대면채널(온라인, 모바일 거래) 의존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은행 전자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이 고객의 신뢰 상실과 자금 이탈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 원장은 “각종 생체정보, 영상기록 등 신종 금융정보가 유출될 경우 막대한 평판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며 “감독당국도 디지털시대에 부합하는 감독체계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디지털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는 상시감시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 원장은 또 “개별 은행은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정교화하고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은행의 리스크관리와 자본계획 수립에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감독당국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직접 감독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진 원장은 이어 “최근 부동산 임대업과 관련한 소호(Small Office Home Office)대출이 급증하는 등 쏠림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쏠림현상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유념해 달라고 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금감원은 ‘최근 글로벌 은행규제 동향과 리스크 선진화를 위한 감독방향’을 설명했다.

또 장래관 신한은행 리스크총괄부장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리스크 시스템 선진화’에 대해 발표했고, 김주성 하나금융지주 리스크관리팀 부장이 ‘전사적 통합 리스크 관리체계’에 대한 모범사례를 소개했다.

이어서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가 ‘은행 핀테크 활성화와 리스크 관리 혁신방안’에 대한 정책을 제안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