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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응급실에서 '위로받고' 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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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성과 분석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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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 경기도 일산의 20대 남성 A 씨. A 씨는 희귀병으로 시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자해를 해 응급실에 실려 왔다. 응급실에서 A 씨를 만난 사례관리사 정영주 씨는 A 씨의 좌절감과 혼란을 해결하도록 도왔다. 점자교육과 보행훈련 등 현실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복지자원과 연계해 그가 새로운 삶을 찾도록 지원했다.

#전라북도의 80대 할아버지 B 씨. B 씨는 원만하지 않은 가족관계로 많은 양의 수면제를 먹고 응급실을 찾았다. 사례관리사 박지혜 씨는 퇴원 후에 손 편지와 전화상담, 문자 안부로 B 씨의 상태를 살폈다. B 씨는 "살면서 이렇게 누군가의 관심을 받아본 것이 처음"이라며 글씨를 배우기 시작하는 등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가 2013년 7월부터 시작한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성과 중 두 가지 사례이다. 2013년 하반기부터 2년 5개월 동안 총 234명 이상의 생명을 살렸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의 서비스를 받은 이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이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병원에 배치된 상담인력(병원당 2명)이 응급실에 실려 온 자살시도자 중 서비스에 동의한 환자를 지속 상담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퇴원 이후까지 지역사회의 복지·의료서비스와 연계해 주는 사업이다. 현재 전국 27개 병원에서 시행 중이다.
2013년 8월부터 2015년 말까지 해당 응급실에 총 1만3643명의 자살시도자가 있었다. 서비스에 동의한 6159명(47%)에게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의 서비스 수혜자 사망률은 서비스를 받지 않은 사람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 서비스를 받지 않은 이의 사망률은 14.6%였는데 서비스 수혜자의 사망률은 5.9%로 나타났다.

원광대학교 산본병원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응급의료과 위대한 교수는 "의사로서 어렵게 살린 분들이 자살 재시도로 응급실에 다시 실려와 사망하는 경우를 볼 때가 가장 힘들다"며 "자살시도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분들 중 혼자오시거나 치료도 제대로 않고 퇴원하는 등 염려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자살시도자는 사후관리를 통해 적절한 치료나 지역사회 서비스로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례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이유진 씨(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는 "자살하려는 사람을 어떻게 막겠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장에서 보면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자살시도를 하는 경우도 많다"며 "당장은 힘들어 죽으려고 하다가도 그 순간만 잘 넘기도록 도와주면 새로운 희망을 찾는 경우가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응급실을 기반으로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 성과가 확인된 만큼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자살 재시도 위험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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