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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박원순, 한국판 '샌더스'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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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4.13 총선 결과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후일담과 평가, 전망 등 온갖 이야기가 난무한다. 특히 201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서울시는 조용하다. '안철수 바람'의 재현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은 총선 이후 여론의 관심에서 소외되고 있다. 국회 교두보를 구축하려던 '박원순 맨'들도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낙선했다.
한 때 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달렸던 박 시장 입장에선 다소 섭섭할 수도 있다. 박 시장의 속내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만약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을 향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면 다소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욕심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활한 서울시정의 수행을 위해서 변화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이제 2번째 임기도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고 있어 어느 정도 '박원순표' 시정의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기 시작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소 혼란스럽고 고민이 많은 박 시장에게 최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를 다시 주목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샌더스의 꾸준한 소신과 진정성, 가식이 없는 정직함을 돌풍의 비결로 꼽는다. 그는 미국에서 보기 드문 사회주의자로써 40여년간 한결같이 진보 지향의 일관적인 정치적 소신을 갖고 활동을 해왔다. 미국인들은 비록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더라도 샌더스의 초지일관된 정치 노선과 진정성, 흑색선전 한 번 하지 않는 정직함, 강직함에 환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이번 돌풍 이전에 사회주의자 샌더스가 어떻게 100년간 공화당만을 뽑아온 '꼴보수' 지역인 버몬트주에서 30여년간 생존해왔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각광받는 중앙 정치인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다만 지역 정치에서 지방자치를 제대로 꽃피운 생활 정치인이었다. 1981년 벌링턴 시장에 당선돼 8년간 임기를 수행했고, 이후에도 하원의원ㆍ상원의원 등 승승장구했다.

역대 어떤 시장 보다도 주민 편의 제공ㆍ행정 혁신ㆍ예산 절감 성과가 뛰어났고, 풀뿌리 민주주의가 활성화된 덕이었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벌링턴 시는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환경과 문화 선진 도시로 거듭났다고 한다.

이런 샌더스 돌풍을 바라보며 많은 이들이 "우리에겐 왜 저같은 정치인이 한 명도 없을까"라는 생각을 떠올리고 있다.

대권이나 중앙정치 무대의 중심에 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치적 야심이 밑바탕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주민을 바라보고 지방자치와 행정 혁신을 한 것이 자연스레 그를 돋보이게 한 때문이다.

남은 임기동안 박 시장이 머리 속에 염두에 둘 것은 '유력 대권 주자'나 '성공한 서울시장'의 이미지가 아니라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는 '인간' 박원순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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