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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커피 '빽다방'의 공습…백기 든 동네다방

최종수정 2016.02.17 12:20 기사입력 2016.02.17 12:20

빽다방 들어서면 그 지역 커피가격은 1500원으로 동결
2014년 가맹점 24개에서 지난해 412개로 1616.6% 급증
소비자들은 당장 싼 가격에 먹는다고 좋아하지만…
자영업자 "대기업이 이런것까지 해야되겠느냐" 하소연
저가커피의 경쟁자, 대형프랜차이즈가 아닌 결국 골목상권

▲빽다방이 들어서면 그 지역 커피가격은 1500원으로 맞춰진다. 홍대 상권에도 빽다방 뿐만 아니라 대다수 커피전문점이 저가 위주로 형성됐다. 사진은 홍대상권에 위치한 '빅다방'으로 빽다방과 이름이 비슷한 이곳에서도 싸고 양많은 저가커피를 판매한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한 상권에 빽다방이 들어서면 그 지역 커피가격은 1500원으로 동결된다고 봐야죠."

홍대에서 개인커피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난해 홍대상권에만 빽다방이 3곳 생겼다"면서 "이 때문에 기존 커피점들은 가격을 낮추거나 양을 늘려 빽다방 사이즈에 맞춰야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빽다방이 파죽지세로 매장을 확대하면서 커피업계 판도가 '저가커피' 위주로 다시 짜여지고 있다.

빽다방이 처음 문을 연 것은 2006년. 스타벅스를 패러디해서 '원조벅스'로 만들어진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빽다방이라는 브랜드로 변경,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빽다방은 2014년 가맹점이 24개에서 지난해 412개로 1616.6% 급증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빽다방의 경우 지난해 급격히 매장이 늘었으며 올해는 보수적으로 잡아 700개까지 개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 커피점만 300여개 매장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백종원의 인기와 경기불황으로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중심의 소비트렌드 변화, 커피가격 논란 등이 맞물리면서 빽다방 뿐만 아니라 전국에 저가커피가 난립하고 있다. 그러나 저가커피점의 경쟁자는 결국 대형프랜차이즈가 아닌 골목상권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상도동에서 개인커피점을 운영하는 이모 점주는 최근 간판을 빽다방으로 바꾸려다가 포기했다. 현재 아메리카노 한 잔에 2500원에 팔고 있는데 빽다방으로 바꾸면 1500원에 300~400잔씩 팔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매장 리뉴얼시 들어갈 인테리어비, 가맹비 등을 고려해 현 매장을 유지하되 가격을 내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틀었다. 이씨는 "하는 수 없이 1500원에 팔고 있지만 박리다매로 못 파는 이상, 남는 게 없다"며 "저가커피 난립은 결국 다같이 죽자는 것 밖에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대학가를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회기역 부근에서 십수년간 개인커피점을 운영한 한모씨는 "예전에는 손님 차는 순서가 이디야→개인커피점 순이었는데 지금은 빽다방→이디야→개인커피점으로 더 밀려났다"며 "지갑 얇은 대학생들이야 당장 싼 가격에 먹는다고 좋아하지만 개인커피점들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저가커피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커피업종끼리는 물론이거니와 동일 브랜드끼리의 상권보호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빽다방의 경우 마포대교 입구 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쪽에 동일 브랜드가 나란히 들어섰다. 도보 5분거리, 직선 310m거리다. 매머드커피는 청계천 근처에만 3개 매장이 있으며 각각 거리가 220m, 430m에 불과하다. 도보 4~7분 거리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500m 거리제한 모범거래기준이 없어지면서 법적 테두리 안에서는 문제될 게 없지만 오히려 분쟁의 소지는 더해지고 있다"며 "본사가 가맹사업자들의 상권을 보호해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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