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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의 육도삼략]다탄두 ICBM으로 美 겨냥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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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탄두 DF-5를 탄두 3개짜리로 개조..美 전술핵무기 재도입론 솔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씽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지난 9일 펴낸 연례 세계 군사 관련 보고서인 '군사 균형 2016년'에서 중국의 군비증강으로 아시아 지역의 국방비 지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다탄두 탑재형  ICBM으로 개량중인 중국의 DF-5

다탄두 탑재형 ICBM으로 개량중인 중국의 D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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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이 4.2% 감소한 가운데 아시아지역의 국방 예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보다 1000억달러 이상 많았던 것은 중국의 국방비가 전년 대비 11% 증가한 덕분이었다는 게 IISS의 분석이다. 중국의 국방비는 지난해 1458억달러로 오세아니아 지역을 포함한 아시아 15개국 국방비의 41%를 차지했다.
중국은 군무기를 고성능 무기로 현대화하고 있다고 IISS는 지적했다. 중국이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열병식 때 선보인 '항공모함 킬러'라는 '둥펑-21D' 초음속 탄도 미사일과 둥펑 -5(나토명 CSS-4. 이하 DF-5) 대륙간탄도탄(ICBM) 미사일 등은 좋은 예이다. 특히 DF-5B는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된 데다 사거리가 최대 1만5000km로 미국까지 다다를 수 있으며 폭발력이 4메가~5메가t(2메가t )이라는 보도도 있음)으로 알려져 있는 가공할 미사일로 꼽힌다.

이런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해서 미국으로 쏜다면 미국이 촘촘히 짜놓은 미사일방어망도 이를 전부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골칫거리는 초보단계인 북한의 ICBM이 아니라 중국의 DF-5 미사일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전략미사일부대(제2포병)는 전승절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ㆍDF)-31A' 등 7종의 미사일 100여 기를 공개했다.

전략미사일부대(제2포병)는 전승절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ㆍDF)-31A' 등 7종의 미사일 100여 기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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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DF-5에 다탄두 탑재 중=미국의 일간 워싱턴타임스는 지난 10일 미국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구형 DF-5에 별개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탄두를 장착해왔다고 보도했다.

1981년 실전배치된 DF-5는 탄두가 하나였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중국이 이 DF-5의 탄두를 3~8개의 다탄두(MIRV)로 바꾸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물론 이는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해 전승절 열병식 예행연습에서 공개된 DF-5B의 일부를 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보다 앞서 지난해 5월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했다.

미국 전략사령부 사령관인 세실 D.헤이니 제독도 지난달 한 연설에서 중국이 다탄두 미사일 추가를 포함해 핵·재래식 전력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정보를 뒷받침했다. 당시 헤이니 제독은 "중국이 복수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 최근 핵탄두나 재래식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DF-26 중거리탄도탄(IRBM)을 대내외에 공개했으며 여섯 차례의 초음속 활공비행체 비행시험에도 성공했다.

공군 퇴역장교이자 중국 무기 전문가인 마크 스톡스(Mark Stokes) 프로젝트 2049 연구소 소장은 워싱턴포스트에 "DF-5 개량과 신형 다탄두 미사일은 미국 워싱턴 D.C.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중국의 핵탄두 숫자가 상당히 늘어날 것임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스 소장은 DF-5의 개량형으로 다탄두 핵무기를 탑재한 DF-5B는 이미 몇 년 전에 실전배치됐으며, 사일로에 보관돼 있는 단일탄두 ICBM DF-5A를 전량 다탄두로 개량할 것으로 예상했다.

씽크탱크인 국제평가전력센터의 중국군 분석가인 릭 피셔 선임 펠로는 "DF-5의 탄두 증량은 중국이 몇 년 전 총 20기로 추정된 미사일 배치 숫자를 늘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피셔 선임 펠로는 "20기를 초과하는 다탄두 DF-5D와 임박한 도로 및 열차 이동식 다탄두 미사일 둥펑-41, 그리고 둥펑-31의 다탄두 탑재형인 도로 기동형 둥펑-31B를 합쳐본다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중국의 ICBM탄두는 500여개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항모킬러 둥펑21 초음속 미사일

중국의 항모킬러 둥펑21 초음속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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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가 가장 긴 ICBM DF-5=DF-5 미사일은 실전배치된 지 35년이 넘은 구형의 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군이 보유한 ICBM 중 사거리가 가장 길고 그동안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왔다.

1981년 실전배치된 DF-5는 3단 미사일로 하단 2단은 엔진이다.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길이 32.6m, 지름 3.35m,무게는 183t이다. 사거리는 1만2000~1만5000km로 추정된다. 탄두중량은 3~3.2t이다. 폭발력은 탄착오차는 500~3500m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단점도 있다. 사일로에 수납돼 있는 이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는 데 30~60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 시간 동안 얼마든지 공격을 받아 파괴될 수 있다.

미사일 배치 수량에 대해서는 추정이 다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50~60기라고 했지만 뉴욕타임스는 20기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북미 지역에 총 40발이상의 탄두를 날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사일 1기당 2발의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계산한 셈이다. 당시 미 국방부는 DF-5 10기가 다탄두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탄두 탑재의 장점은 적지 않다. DF-5B의 경우 지난해 다탄두 탑재가 가능하도록 개량된 것으로 추정되는 데 미국의 요격미사일을 피할 확률을 높이고 파괴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이 미사일의 보유로 중국은 남미를 제외하고는 지구상의 어느 곳으로나 핵무기를 날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제일 바깥쪽이 DF-5(CSS-4)

중국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제일 바깥쪽이 DF-5(CS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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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억지전략 수정 불가피=중국이 ICBM에 복수의 탄두를 탑재하는 것을 비롯, 핵무기를 계속 현대화함에 따라 미국의 핵억지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미국이 핵무기를 먼저 감축하면 다른 나라들도 핵무기 비확산과 감축을 증진해 궁극으로 전 세계가 핵없는 세상(뉴클리어 제로)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것을 핵감축 정책의 핵심으로 삼아 실천해왔다. 그런데 중국의 핵무기 현대화는 이런 노력이 실패했음을 보여주고 미국이 핵탄두를 늘릴 것을 요구하면서 미국의 핵억지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헤이니 제독은 "중국은 핵무기 선제 사용 금지 정책을 주기적으로 상기시키지만 이런 일들은 핵무기와 배치, 규모를 포함하는 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투명성 결여와 맞물려 지역 및 전략적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직 미 국방부 핵 전문가인 키쓰 페인(Keith Payne)은 더 직설로 비판한다. 페인은 워싱턴 타임스 블로그인 '인사이드 더 링'에 "중국의 핵무기 증강은 미국 무기를 감축해 세계 핵무기를 줄이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핵정책의 실패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페인은 "중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그런 접근이 실해했고 따라서 우리는 우리와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억제할 능력을 유지하는 데 정책의 최우선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인은 "수년간의 미국의 핵 인내는 종료돼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피셔 선임 펠로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미국 국방부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 정부가 미국의 전함과 잠수함, 아시아 지역 육상 부대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키로 한 1990년대 결정을 번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셔는 "이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고 동맹국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구형 DF-5를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핵탄두를 10발까지 탑재할 수 있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DF-41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런 주장은 더욱 더 설득력이 커 보인다.

곧 임기가 끝나는 오바마 행정부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초미의 관심사지만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것 같다.

미국은 북한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다며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미사일 방어망을 설치했고 한국에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설치를 한국과 논의하고 있지만 사드는 중국의 공격을 막는 데도 쓰일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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