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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金과장, 누가 깨울까 "韓, 알코올과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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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金과장, 누가 깨울까 "韓, 알코올과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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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年음주량 8.73ℓ…숙취해소음료 '3파전'
1992년 최초의 숙취해소제 컨디션 출시
20년간 4억90000만병·1兆매출 꾸준한 인기
이후 여명808·모닝케어 등 관련시장 급성장
세 제품 모두 '간 기능 활성화'에 초점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음주가무'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숙취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한 해가 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송년회'는 해가 바뀌면 '신년회'로 이어져 술잔을 돌린다.
국민 1인당 술 소비량은 8.73ℓ(2014년 국세청 조사)로 소주병으로 환산하면 24병에 달한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초 발표한 '2014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19세 이상 남자의 월간 음주율(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비율)은 74.4%다. 성인 남성 3명 중 2명은 매달 주기적으로 술자리를 갖는 셈이다.

문제는 숙취다. 술 마신 다음 날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과 전날 마신 술과 함께 위액까지 게워내는 고통, 온몸의 마디마디가 쑤시는 느낌에 시달린다. 숙취에는 장사가 없다. 과거에는 북엇국이나 콩나물 해장국을 먹은 뒤 시간의 힘을 빌려 견디는 것이 최선이었다.

◆숙취해소 음료의 역사= 술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숙취를 달래줄 음료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2년이다. 당시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문(현 CJ헬스케어)은 국내 최초 숙취해소 음료인 '컨디션'을 내놓았다. 1990년대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직장생활의 애로를 폭음으로 푸는 직장문화가 자리 잡던 때였다.
컨디션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출시 이듬해인 1993년에 800만병, 1994년에 1200만병이 팔리는 등 광복 이후 국내에 출시된 드링크류 가운데 가장 짧은 시간 내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기록됐다. 컨디션은 출시 이후 20여년간(2014년 기준) 4억9000만병이 판매되었고, 1조원 이상에 달하는 누계 매출을 달성했다.

이후 등장한 숙취해소음료 제품은 '여명808'이다. 그래미의 남종현 회장이 807번의 실패 끝에 성공한 데서 이름을 따왔다. 여명808은 출시 당시인 1998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과의 소송으로 더 유명해진 제품이다.

당시 그래미는 여명808을 '숙취해소용 천연차'로 특허받아 출시했지만 식약청은 식품표시에 관한 기준을 근거로 숙취해소라는 표현 사용을 금지했다. 이에 그래미가 불응하자 식약청은 15건에 이르는 고소, 고발을 진행하며 판매와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그래미의 손을 들어줬고 '숙취해소'라는 단어를 마케팅에 사용하면서 엄청난 광고효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동아제약의 모닝케어는 가장 후발주자다. 2005년 처음 선보인 모닝케어는 '음주전후 숙취해소'라는 표어를 앞세워 컨디션과 여명808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특히 제품 이름에 숙취해소 대표성분을 표기하거나 타깃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내놨다.

여성층을 겨냥한 '모닝케어 레이디'와 간 손상 개선에 효과적인 '유산균발효다시마추출물'을 첨가한 '모닝케어 플러스', 강황 성분을 많이 넣은 '모닝케어 강황' 등이 대표적이다. 모닝케어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컨디션이 시장점유율 50%를 점하고 있고, 여명808과 모닝케어가 각각 30%와 20%를 점유하고 있다.

◆숙취해소 성분을 뜯어보니= 컨디션은 헛개나무열매추출농축물과 미배아발효추출물, 미배아미강추출물, 대두펩타이드 등 핵심 성분과 글루타치온, 자라추출물, 로터스추출물(연꽃) 등 18개의 성분으로 구성됐다. 여명808은 남 회장이 특허를 받은 '여명농축액'이 핵심 원료다. 여명농축액은 오리나무와 대추, 생강으로 만들어졌고 여기에 꿀, 대추, 마가목, 강황, 갈근, 사인, 박 등의 혼합농축액이 추가됐다.

모닝케어는 미배아대두발효추출액이 주원료로, 유산균발효다시마추출물과 벌꿀, 갈근추출분말, 밀크씨슬추출분말, 오리나무추출분말, 상엽추출분말, 울금엑기스분말, 자몽종자추출물, 니코틴산이미드, 양파추출분말 등 25가지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이 같은 성분들은 모두 우리 몸의 간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취는 술을 마신 뒤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대사물질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남아 우리 몸의 신경계를 교란시켜 발생하는데 숙취해소음료의 원료들은 체내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촉진한다.

특히 CJ헬스케어는 2009년부터 '헛개컨디션'을 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헛개나무 열매는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식약처의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다.

모닝케어에 들어 있는 유산균발효다시마추출물도 신경전달물질인 GABA(Gamma-Amino Butyric Acid)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은 알코올 분해효소 활성 강화작용 및 간 조직 손상 개선작용이 탁월해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한다는 식약처의 기능성 인증을 받았다.

컨디션과 모닝케어에 포함된 미배아추출물은 쌀눈에서 뽑아낸 원료로 피틴산의 함유량이 높아 알코올 분해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명808과 모닝케어에 모두 들어 있는 강황은 카레의 주원료다. 항암 및 항산화 효과로 잘 알려진 강황은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간 기능을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알코올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와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의 작용을 촉진해 알코올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는 것을 도와준다.
이들 숙취해소음료는 동물시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혈중알코올농도가 떨어지는 것을 입증받기도 했다.

CJ헬스케어는 동물시험과 3차례의 임상을 거쳐 2건의 '숙취의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특허를 획득했다.

여명808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에 의뢰한 동물시험에서 쥐에게 2㏄ 미만의 에탄올을 주입하고 30분 단위로 360분까지 채혈해 에탄올 농도와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를 측정한 결과 여명808을 주입한 쥐의 혈중알코올농도와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더 빨리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제품이 숙취를 100% 해소할 수 없고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며 일정량 이상의 음주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숙취해소음료에 함유된 대부분 천연재료는 간 기능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받은 원료지만 숙취해소용 의약품이 아닌 만큼 맹신하면 안 된다"면서 "숙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당한 음주"라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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