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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녀상' 설치부터 이전 논란까지…책임·주체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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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녀상 /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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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한일 양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소녀상의 때 아닌 이전 논란이 새로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해당 자치부가 벌써부터 책임을 회피하는 데다 민간단체 등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소녀상은 국내에만 27곳에 세워져 있다. 이 가운데 서울 종로구의 일본대사관 앞에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은 위안부 문제의 상징이다. 지난 2011년 12월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도로 세워진 제1호 소녀상이기 때문이다. 일본측은 자국 대사관 앞에 버젓이 버티고 있는 소녀상에 대해 거부감을 감추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12월28일 한일간 위안부 협상에서 "한국정부는 일본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방향에 대해 관련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한 대목은 논란의 발단이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관할 지자체인 종로구청이나 소녀상 설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여성가족부 모두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반발하고 있어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탓이다.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은 김운성과 김서경이라는 부부 조각가가 위안부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듣고 정대협을 찾아가 건립을 제안하면서 세워진 민간 시설물이다. 설치 당시 도로점용 허가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가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섰다. 당시 여가부는 '국가사업과 관계되는 것은 주무부처와 도로관리청이 협의하여 설치할 수 있다'는 도로법 제5조에 근거해 종로구청에 설치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현행법을 우회했다. 소녀상 설치를 국가사업의 일환으로 간주해 별도의 허가가 필요 없게 만든 것이다.
이렇듯 소녀상 설치에 적극적이었던 여가부가 이전 논란이 일자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여가부 관계자는 "설치 과정에서 외교부와 종로구청이 반대해 공문을 통한 협조 요청을 한 바는 있으나, 철거는 별개의 문제"라며 "애초에 소녀상 설치 자체는 민간이 주도한 것이고 이번 철거 논란과 여가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종로구청 역시 발을 빼기는 마찬가지다. 종로구청은 "설치 당시 국가사업 형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우리가 허가를 내줄 문제가 아니었다"며 "주무부처인 여가부로부터 소녀상 철거와 관련한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검토할 수는 있겠으나 철거나 이전에 관한 사항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여가부와 종로구청 모두 철거나 이전 권한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대협 측은 소녀상에 대해 정부가 권리를 행사할 근거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소녀상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시위1000회를 기념해 정대협이 중심이 된 시민 모금으로 설치됐다"며 "민간 주도로 설치한 소녀상을 국가가 나서 강제 이전이나 철거를 운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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