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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를 읽다]땅끝마을 아기울음소리…그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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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의 토탈 복지 서비스…출산율 2.43명

▲우리나라와 프랑스, 일본의 출산율 추이.[자료제공=해남군]

▲우리나라와 프랑스, 일본의 출산율 추이.[자료제공=해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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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합니다!"

요즈음 화두입니다. 툭하면 정치권에서 주문합니다. 무턱대고 내뱉는 이 말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모릅니다. 출산율이 전 세계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출산장려 정책이 쏟아집니다. 저출산·초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신생아가 줄어듭니다. 고령 인구는 늘어납니다.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이 가로막습니다. 양육부담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친정부모 등에게 위탁해 키우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방긋방긋, 해맑게 웃는 아이. 가슴에 안고 싶어도 현실이 허락지 않습니다. 아이와 행복한 삶을 가꿀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다면 출산을 두려워할까요? 회피할까요? 키우지 않을까요?

여기, 한 마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2014년 출산율이 무려 2.43명에 이른 곳입니다. 전국 평균 1.21명의 두 배에 이릅니다. 땅끝 마을 해남군입니다. 땅끝 마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요.

해남군은 지역주민들에게 당당히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해남군의 출산율이 높은 이유를 찾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어렵지도 않습니다. '토털 복지 시스템'에 있습니다.
해남군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을 실시 중입니다. 우선 신생아 양육비가 지원됩니다. 첫째 아 300만, 둘째 아 350만, 셋째 아 600만, 넷째 아 720만원을 지원합니다. 양육비 뿐 아닙니다.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산모조리실 10실, 신생아실, 편백 찜질방, 산모전용 물리치료실 등을 갖췄습니다. 국민기초수급자, 장애인, 다문화가족, 셋째 아 이상출산 산모 등은 이용료의 70%를 감면받습니다.

▲해남군의 공공산후조리원.[사진제공=해남군]

▲해남군의 공공산후조리원.[사진제공=해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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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부부 시술에 대한 본인 부담금도 지원합니다. 난임 부부 시술 대상이 되면 본인부담의료비, 교통비 등 실비가 제공됩니다. 그동안 72명에 350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셋째 아 이상의 경우 신생아 건강 보험료로 월 3만원을 줍니다. 105명에 총 1억9900만원이 지급됐습니다.

'산모·아기사랑 택배 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산모의 가정으로 쇠고기, 미역, 신생아 내의 등을 축하 엽서와 함께 택배로 발송합니다. 총 823명에 6400만 원의 예산이 집행됐습니다.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성과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여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임산부 건강관리를 해줍니다. 임산부 빈혈과 기형아 예방을 위해 엽산제, 철분제를 제공합니다. 땅끝 마을, 해남군에 아기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힘차게 들릴 수밖에 없겠죠.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23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저출산·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강화 방안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날 설명회에서 해남군의 사례는 좋은 모델이 됐습니다.

이동욱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내년부터 시행될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마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미래 5년의 큰 그림과 연도별 시행계획이 필요하다"며 "저출산 극복을 위한 지역사회 풀뿌리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주문하기 이전에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이 단순한 명제가 출산율을 자연스럽게 올리는 비결입니다. '입'만 가지고서는 안 된다는 거죠.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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