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도 없고 금융자산도 적어 문제점으로 지적
올해 연말 대기업의 인사는 구조조정과 인원감축으로 정리된다.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거다. 100세 시대에 그 절반인 50대에 할 일을 잃는다. 나머지 절반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정부가 내놓은 자료 중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퇴직자 대부분은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수령한다는 내용이었다. 올해 3분기 중 연금수급 요건을 갖춘 55세 이상 퇴직자의 6.2%만이 연금으로 퇴직금을 수령했다. 달리 말해 10명중 9명 이상은 퇴직금을 일부불로 수령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씁쓸한 퇴직'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50대에 은퇴하면 한 가장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이 만만치 않다. 자녀의 경우 대학생인 경우가 많다. 연금을 받으며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자신이 지금 당장 벌지 않으면 가계가 어려운 지경에 빠진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해 뭔가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우리의 씁쓸한 퇴직'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통계가 있다. 2012년 통계청이 내놓은 가계순저축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3.8%에 불과하다. 미국 5.8, 호주 10.7%에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다. 가계자산 중 금융 자산비는 2012년 우리나라의 경우 24.9%에 머물렀다. 미국 68.5, 호주 38.7%보다 저조하다.
'2015년이 씁쓸하다'고 되뇌는 퇴직 선배 앞에 "정부가 연금에 대한 종합관리로 노후소득보장에 나선데요"라고 말할 수 없었다. 지금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한 그에게 '연금 타령'을 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버거웠기 때문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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