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때문에 사시 못봐"…"로스쿨 아니었다면 취업했어야"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저는 아예 도전을 못하고 다른 친구들처럼 취직을 했겠죠. 돈이 있어야 공부를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저소득 전형으로 로스쿨에 들어와 변호사 개업에 성공한 A씨(31)는 사시를 봤다면 법조인이 될 수 있었겠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대학시절부터 치킨배달, 과일장사 등 갖은 아르비아트를 하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는 "로스쿨을 '금수저'라고 매도하는 것 때문에 화가 납니다"라고 말했다.
휴학을 하려던 찰나 지도교수님이 로스쿨에 있는 저소득 전형을 추천해 줬다. 등록금은 면제됐고 생활비는 예비법조인 대출 2000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조인이 되고 싶었다. 가난하면 억울해도 소송조차 못했다. 할아버지가 소송비용이 너무 비싸 소송을 포기하는 것도 목격했다. 어머니는 어렸을 적 집을 나가셨고, 아버지는 자신을 방치했다. 그러나 그는 나라의 지원과 성실함으로 꿋꿋이 버텼다.
A씨는 사시는 이미 '개천의 미꾸라지'를 위한 시험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는 정말 교과서만 보고 준비를 할 수 있었는 지 모르지만 요즘은 이상한 판례가 나와 학원가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라며 "전 가정형편때문에 사시를 볼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 잘 만나서 별 고생안하고 입학한 어린 애들이라며 로스쿨 생을 비판한 최병국 전 국회의원의 아들 최건(43)변호사의 글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마흔살에 합격하셔서 3년 만에 총선 출마 하신다는 분이 누구를 금수저라고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라며 "일부 금수저도 있겠지만 로스쿨 생 대부분은 금수저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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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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