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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컵밥거리의 대변신 “광화문서도 시켜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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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컵밥거리의 대변신 “광화문서도 시켜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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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정부에서 수도까지 끌어다가 노점을 하게 해주는 곳은 여기 밖에 없어요"

지난달 30일 서울 노량진역 인근 컵밥거리를 찾았다. 노량진역 출구를 나와 3분여 거리를 걸어가면 박스형 거리가게가 몇 곳이 눈에 띈다. 컵밥거리의 시작이다.
270m 구간에 규격화된 박스형 거리가게 28개가 모여있다. 파는 메뉴도 가지각색이다. 노량진 고시촌의 대표 메뉴인 컵밥부터 다코야끼, 쌀국수, 팬케익까지 다양하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손님들은 옹기종기 서서 컵밥을 맛보고 있었다. 한 가게에 들러 직접 맛을 봤다. 컵밥거리 중간지점에 위치한 현주네에는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제법 손님이 있었다.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하나 갈팡질팡하는 사이 ‘현주네’ 점주가 익숙하다는 듯이 "매콤한 맛을 좋아하면 1번 중에 고르면 되고 달콤한 맛을 좋아하면 치킨 데리야키로 고르면 되요"라며 팁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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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위에 김치볶음, 비엔나, 베이컨, 훈제닭, 스팸, 참치마요, 삼겹살 등등 여러 재료들을 넣고 마무리로 계란후라이를 한 장 얹자 컵밥이 완성됐다. 원하는 재료를 직접 말하면 다 넣어준단다.

한창 맛을 보고 있는 데 한 무리의 학생들이 찾았다. 5명의 학생들이 메뉴를 선택하자 점주는 3개만 시켜서 나눠먹으라고 조언한다. 점주는 "5개 다 시키라고 해도 되지만 그렇게 안한다. 양도 많고 양심적으로 말해야 또 우리집을 찾아오지 않겠냐"며 밝은 표정으로 되물었다.

컵밥의 맛을 칭찬하자 점주는 "요즘은 옛날이랑 달라서 양만 많은 것으론 손님을 못 끈다"며 "길거리 음식이여도 재료도 좋고 맛도 좋아야 손님이 찾는다"라며 컵밥의 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광화문에서 와서 2-30개씩 포장해 가는 손님도 있다. 요즘 어디가서 3000원대 가격에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겠냐"며 컵밥의 인기를 설명했다.

지난 10월 동작구와 컵밥 노점 상인들은 협의를 통해 컵밥 특화거리를 조성해 지금의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현주네’ 점주 역시 학원 골목에서 장사를 하다가 이 곳 특화거리로 이전했다. 그는 "이쪽으로 옮긴다고 해서 사실 걱정이 많았다. 원래 이쪽 거리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라며 이전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사실 손님은 반으로 줄었다. 학생들이 날도 춥고 하니까 컵밥거리까지 안 내려와서 그런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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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밥을 반도 채 먹기도 전에 손님들이 계속 현주네를 찾아왔다. 컵밥 3개를 주문했던 학생 무리는 "사장님 정말 맛있네요"라며 자리를 떴다.

관광객이나 일반 손님들이 늘지 않았냐는 질문에 점주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와서 먹지는 않고 사진만 찍고 간다. 중국에 가서 메뉴 개발하려고 그러는 거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손님이 없지 않다. 주말에는 일반인들도 많이 찾아오고 이제 입소문도 타고 하면 더 좋아질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정부에서 노점 장사 하라고 수도까지 끌어준 곳은 여기 밖에 없을 것이다. 특화거리가 잘 조성 되서 장사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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