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계 나흘 동안 빈소 지켜며 일일이 조문객 맞아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25일에도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과 전국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정·재계 인사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조문도 잇따랐다. 김 전 대통령과 정치 역경을 함께 견딘 상도동계는 이날도 빈소를 지켰으며, 전두화·노태우 전 대통령도 조의를 표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조문객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건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장례식장을 찾아 헌화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의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경호관 2명을 대동한 채 빈소에 입장했으며, 방명록에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전 전 대통령과 함께 구속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거동이 불편해 아들 재헌 씨가 대신 조문했다. 상주인 현철 씨는 재헌 씨와 악수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재헌 씨는 "(노 전 대통령이) 거동하시기 힘드시기 때문에 가서 정중하게 조의를 표하라고 뜻을 전하셨다"고 말했다.
독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정의화 국회의장도 빈소를 찾았다. 정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독일에서 전해 들어 조문이 늦었다고 아쉬워했다. 정 의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는 산업화를 통해서 민주화가 될 수 있도록 만든 이 시대의 영웅"이라며 "고인의 서거가 여야에 정국 경색이 풀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았다. 방명록엔 한자로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조문을 마치고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큰 일 하셨고 문민정부를 이룩하신 고 김영삼 대통령님께 깊은 애도를, 대한의사협회 대표해서 조문 드리러 왔다"면서 "그 분의 영면을 바란다"고 전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조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의 큰 지도자로 이제 큰 별로 가셨다. 이제 그 무거운 짐, 저희 후배들이 짊어지고 더 성숙한 민주 대한민국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고 편안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정병국 의원,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전 상임고문,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은 매일 빈소를 찾아 일일이 조문객을 맞았다. 이날 오후 7시까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들은 3만3000여명에 달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