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유럽국가 중심의 회원국으로 구성됐으나 우리나라는 9명의 대표선수를 선발해 1967년 9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제16회 대회에 처녀 출전해 양복과 제화 직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미국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1989년에 귀국한 후, 1991년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에서 초청강연을 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학생들이 기술 습득을 통해 한국의 산업화에 일조를 한다는 자부심이 매우 컸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최근에는 온 나라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대책 마련에 고민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대표들은 쓸 만한 젊은 인력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는 반면 젊은 학생들은 자기들의 스펙을 알아주는 직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히든 챔피언이 많은 독일에는 지금도 마이스터 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무조건 4년제 대학의 졸업장을 따기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 기술을 전수받아 같은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는 데 대해 자부심과 더불어 사회로부터 적절한 대우를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회사에는 금형 연마 분야에서만 중학교 졸업 후 40년간 계속해서 일하고 있는 기능인들이 30여 명 됩니다. 이들 기능인들의 실력에도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중국이나 태국, 또는 한국에 자회사를 만들더라도 현지에서 이와 같은 기능인들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직은 본사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계가 할 수 있는 가공은 필요한 회사가 장비를 구입하면 됩니다. 그러나 숙련공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 창출은 기계가 구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지난 반세기 동안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이를 지속 발전시켜 창조 경제에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된다. 국민 모두가 기본에 충실해서 맡은 분야의 전문가가 되도록 스스로 노력하겠다는 마음 자세를 갖도록 해야겠다. 특히 기능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것도 일반 올림픽에서 우승하거나 노벨상을 받는 것에 못지않다는 인식을 확대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과 더불어 산업 현장에서 장비의 고도화 및 끊임없는 혁신이 이뤄질 때 국내 산업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 분야를 초월해 전문가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처우에 대해 개선할 점은 없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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