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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춰라' 익명 앱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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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지친 사람들…글쓴이 감춰주는 소셜 서비스에 열광

소셜 다이어리 서비스 '어라운드' 캡쳐

소셜 다이어리 서비스 '어라운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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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 5년차 직장인 백 모(32)씨는 최근 페이스북 대신 '어라운드'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주 켜본다. 여기는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아도 자신의 이름이나 신분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부담이 없다. 연애, 결혼, 직장생활 등 다양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쓴 글을 읽다보면 '다들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산다'는 생각을 한다. 백씨는 익명의 글을 읽으면서 위안을 삼는다.

# IT 대기업에 다니는 나 모(28)씨는 '블라인드'에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같은 회사 직원들이 블라인드에서는 연봉 인상이나 노조 이야기, 회사 서비스에 대한 문제점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 회사 동료들의 이목을 신경쓰지 않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생각을 표현하는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10명 중 8명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됐지만 SNS에 지친 사람들이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선 것이다.

어라운드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소셜 다이어리 서비스다. 어라운드의 특징은 누군가가 쓴 글을 확인할 수 있지만 '글쓴이'가 누구인지는 모른다는 점이다.

소통에 목마른 젊은 세대들이 이곳에 일기부터 고민까지 다양한 글을 올린다.이 때문에 출시 첫 달 2만명에 불과했던 어라운드 사용자는 현재 70만명으로 늘었다. 주 이용자는 20∼30대다. 전체 이용자중 70%가 젊은층이다.

어라운드 개발사인 콘버스 유신상 대표는 "다른 SNS를 할 때 표면적 자아와 내면적 자아의 간극을 느끼는데, 어라운드는 이야기에 이름이 없기 때문에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텍스트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고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설림은 가까운 곳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다가오면 알림을 보내주는 앱이다.

설림은 가까운 곳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다가오면 알림을 보내주는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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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관심있는 이성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앱도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인기다. 소개요가 만든 '설림'이 그것이다.

이 앱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30m~1km 내에 다가오면 알림을 보내준다. 전화번호로 관심있는 상대를 지정하고, 알림은 익명으로 표시된다. 설림은 15세~ 26세 미만 이용자가 85%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는 150만건을 돌파했다.

홍진만 소개요 대표는 "설림은 말로 하기 힘든 마음을 표현하고 서로를 찾아나가면서 추억을 만들어 나가도록 도와준다"며 "10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용자가 늘었는데, 익명 시스템은 계속해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 SNS '블라인드'는 직장인이라는 공통 분모로 소통하는 앱이다. 블라인드는 현재 한국과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850개 기업의 직장인들이 이용중이다. 하루 평균 이용자들이 20분씩 블라인드를 하고, 재방문율도 90%(1개월 기준)에 이른다.

블라인드는 근무중인 회사만 표시하고 이용자의 다른 정보는 표시하지 않는다. 이용자들은 '회사원'이라는 공통분모로 비밀 이야기, 업무강도, 연봉, 사내 분위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회사에서는 쉽게 꺼낼 수 없는 고민이나 뒷담화도 익명이 보장되는 공간이라서 가능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를 드러내고 말할 때는 타인을 의식, 표현을 억제하는 경우가 있지만 익명의 공간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이런 익명의 공간이 안식처나 휴식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이어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모이느냐에 따라 폭력성을 띨 수도 있다"며 "SNS에 속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문화가 그래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라인드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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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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