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계획만으로도 집값 올랐지만 요즘엔 착공해야 시장 반응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주택시장에서 집값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철역과의 거리다. 출퇴근을 비롯해 도시생활을 하려면 역과 가까워야 해서다. 역을 편리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일수록 집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사실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역세권은 곧 시간과 돈, 나아가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직주근접형' 아파트 단지가 선호되는 이유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한 데다 역사 주변에는 대개 상가와 백화점, 학원, 은행, 병원 등 편의시설이 많이 들어서 생활환경도 좋아지기 마련이다.
특히 새 지하철 노선이 개통되는 곳은 지역 인프라가 크게 확충되고 인구 유입에 따른 상권 활성화 등으로 이어져 향후 집값이 오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바로 옆 '삼성동 힐스테이트2단지' 전세의 경우 지난 2월 중순 84㎡ 1층 아파트가 6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7월 초에는 7억7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돼 반년 사이 1억2000만원이나 올랐다.
수도권이나 지방의 경우 기차역이나 전철역과의 거리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서울에 비해 전철이 닿는 곳이 드물어 역세권의 희소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도심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신도시 내 역세권 아파트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만큼 비역세권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까운 곳보다는 오히려 거리는 멀지만 지하철역이나 광역버스(M버스) 정류장이 갖춰진 곳이 수요자들에게 훨씬 더 인기다.
서울 강남역까지 연결되는 신분당선의 경우 판교역에서 6분 거리에 위치한 '봇들마을7단지 휴먼시아엔파트'가 지난 6월 84㎡는 8억5000만원 선에 거래된 반면, 역사에서 거리가 멀어 걸어가기 힘든 '봇들마을2단지 이지더원' 아파트 같은 평형은 6억4000만원에 거래돼 2억원 가까이 차이를 보일 정도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역세권의 효과가 크게 개발계획 발표, 착공, 완공 등 3단계에 걸쳐 주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개발계획 발표 자체가 집값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사업이 백지화되거나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이러한 교통 호재에 따른 집값 상승이 착공 이후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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