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엔 재계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다수 빈소를 찾고, 조문했다.
이날도 역시 상도동계의 충심(忠心)은 돋보였다. '상도동계 막내'로 통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44분께 빈소를 다시 찾았다. 상주를 자처하며 줄곧 빈소를 지켜온 김 대표다. 또 다른 상도동계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또 다시 빈소를 방문했다. 박 전 의장은 김영삼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함께 일했던 고위공직자의 조문도 잇따랐다. 김영삼정부의 IMF 때 위기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임창렬 전 부총리가 다녀갔다. 1994∼1995년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홍구 전 총리도 빈소를 찾고 조문했다.
아울러 이날 빈소에선 고인의 업적을 재평가해야 한단 목소리도 등장했다. 과거 김영삼정부에서의 IMF 발발로 인해 고인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빈소를 찾은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김 전 대통령이) 새롭게 한번 다시 한 번 재조명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문 직후 "가장 국가 개혁을 많이 하신 분인데 지난번에 IMF 때 많은 국민들이 비난하는 것을 보고 참 가슴 아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지사는 이어 "산업화 시대와 민주화 시대가 이젠 다 끝이 났으니까 산업화 세력, 민주화 세력들이 더 이상 다투지 말고 나라가 선진강국으로 가는 데 전부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도 이날 오후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큰 위인을 잃었다"며 "저도 부임한지 얼마 안됐을 때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저를 향해 한일 관계를 위해 힘 써달라는 당부를 받았다"고 고인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그 뜻을 이어받아 한일 관계를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 측에 따르면 서거 첫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조문객은 1만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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