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피터 황 투자담당 부사장은 "2016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예전에 없었던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미 한국상공회의소(KOCHAM) 주최로 열린 '2015년 미국 및 세계 경제의 향후 전망'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황 부사장은 "미국의 경제 지표 흐름 등을 감안하면 12월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은 이미 충분하며 시장에서도 이같은 전망이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황 부사장은 "역사적으로 금리 인상시 미국 증시도 상승한 경우가 많았지만 지난 7년 동안 Fed 가 3조5000억달러(4058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고 전세계 중앙은행들도 이를 따르고 있다"며 "이로 인한 사상 초유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많다"고 전했다.
황 부사장은 내년 글로벌 경제 위기 과정에서 한국의 취약성이 많이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자본시장은 외국인들이 쉽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미국의 금리 인상시 막대한 외국인 투자 자금이 급속도로 유출될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함께 강연에 나선 미국 비영리 조사기구인 콘퍼런스 보드의 케네스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글로벌 경제가 장기적인 저성장에 빠지는 뉴노멀(New Normal)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미국은 물론 신흥시장 국가들조차 성장의 모멘텀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대체로 2.8%로 보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1.9%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골드스타인은 미국 경제가 내년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낮은 인플레이션과 기업들의 생산 둔화로 기업 실적이 점차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올해와 내년의 실질 성장률이 3.7%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이미 지난해에 4.0% 성장률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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