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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생각나는 男子,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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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잘 어울리는 노래 중 프랑스의 국민배우이자 가수였던 이브 몽탕이 부른 '고엽(Les Feuilles Mortes)'이 있다. 낙엽이 쌓여있는 가을의 풍경을 보며 연인과의 사랑을 추억하는 가사를 담은 이 샹송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냇 킹 콜 등 수많은 가수들이 다시 불렀지만 여전히 이브 몽탕이 영화 '밤의 문'에서 불렀던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94년 전인 1921년 10월 13일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이브 몽탕은 가을이면 생각나는 샹송 가수이자 프랑스의 대표적인 영화배우였고 유럽의 현대사를 헤쳐 온 예술인이었다. 그는 공산당인 아버지를 따라 파시즘의 박해를 피해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이주했다.
마르세유에 살다 파리로 와서 첫 연인이자 전설적인 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만나면서 그는 스타덤에 올랐다. 그를 스타로 만들었던 에디트 피아프와 부인이었던 여배우 시몬 시뇨레, 미국의 스타였던 마릴린 먼로 등과의 사랑은 그의 삶을 더욱 극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또한 그는 샹송 가수와 영화배우를 넘나들며 카트린 드뇌브, 이자벨 아자니 등과도 염문을 뿌렸다.

이 같은 여성 편력에도 불구하고 몽탕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가수나 배우로서의 이력과 더불어 그가 꾸준히 현실에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좌파였던 그는 반전, 반핵, 인권, 자유를 위해 싸웠으며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Z', '고백' 등에 출연해 독재를 비판했다. 피카소, 사르트르 등과 교류했고 흐루시초프, 티토 등과도 만났다. 공산주의자였지만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KAL기 격추 등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스나 아르헨티나의 우익 군부독재, 스페인의 프랑코 정권, 폴란드 등에서 일어난 인권탄압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몽탕은 전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정치인이 되지는 않았다.

1991년 11월 그가 7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프랑스 국민들은 슬픔에 빠졌고 미테랑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도 앞다퉈 헌사를 바쳤다고 한다. 신문들은 그의 사망을 톱뉴스로 다뤘고 방송국에서도 정규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주말 동안 몽탕의 일대기과 영화 등을 긴급 편성했다. 그는 수많은 예술인들이 묻힌 파리 동부 페르 라세즈 묘지에 안장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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