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5일 고척스카이돔 사용 협약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큰 틀에 합의하며 “앞으로 잘해보자”는 악수를 나눴다.
첫 삽을 뜨기 전부터 완공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고척스카이돔. 핵심은 주인인 서울시와 세입자인 히어로즈 간의 ‘돈 문제’였다. 히어로즈는 모기업 지원이 없는 순수 구단으로 자칫 손해를 볼까 걱정이 많았다. 서울시는 유일한 세입자의 고민을 어떻게든 누그러뜨려야 했다. 현장에서는 서울시의 안도와 히어로즈의 조심스러운 눈빛이 교차했다.
협상은 박원순 서울시장(59)과 이장석 히어로즈 구단 대표이사(49)가 덕담을 주고받으며 마무리됐다. 합의 내용 가운데 핵심은 ‘히어로즈 구단은 서남서울권 돔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시는 프로야구 경기의 안정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히어로즈 구단이 돔구장 이전에 따라 수입 대비 비용지출이 과도할 경우 지원 방안을 강구한다는 약속 조항도 덧붙였다.
대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세부적인 조율은 필요하다. 진짜 중요한 일은 지금부터 해야 한다. 각종 비용, 시설문제 등 사소한 문제가 불거져 새로운 불씨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하면 여러 문제점이 지적될 것이다. 특히 교통 혼잡은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다.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팬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서울시와 히어로즈가 한발 물러서고 서로의 사정을 고려했기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갈등과 시행착오가 두려워 충분히 즐겨야 할 일들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 구더기가 무서워 장 못 담그랴. 고척스카이돔이 잠실구장에 이은 서울 야구의 ‘성지’가 되기를 기원한다.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