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바닷마을 다이어리' 선보여
[부산=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참가한 때가 1998년이다. 영화제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크고 화려하지 않았다. 내가 영화감독으로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동안 이 영화제도 함께 성장했다. 올해 부산영화제가 20회를 맞았다. 마침 내가 감독이 된 지도 20년째다. 내 멋대로 나의 영화인생과 영화제의 20년을 함께 생각하고 있다. 같이 걸어온 것 같다."
일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53)가 신작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들고 부산을 찾았다. 1998년 '원더풀 라이프'를 처음 출품한 그는 부산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4일 오후 부산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몇 번 왔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라고 했다.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일본 감독으로 꼽힌다. 그 명성에 걸맞게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티켓 오픈 2분30초 만에 매진됐다. 이 작품은 2015년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또 다시 가족 이야기다. 대표작 '아무도 모른다'(2005)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의 삶을, '걸어도 걸어도'(2009)는 장남이 죽은 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가정을 그린다. 2013년 국내에서 개봉해 다양성 영화의 고비 10만 관객을 넘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역시 병원의 실수로 아들을 바꿔 키운 두 가족이 소재다.
가족에 천착한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이유는 뭘까. 그는 "가족이란 주제를 의식적으로 찍는 건 아니다. 십년 사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동시에 아버지가 됐다. 가정환경과 사적 관심사의 변화가 영화에 반영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영화 역시 가족을 다루지만 인간보다는 시간이 주인공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한 극적 과정보다는 그 이후 상처 입은 사람들이 견뎌내는 일상의 시간에 집중한다. 스즈가 할머니와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마당의 매실나무에서 과실을 따 매실주와 장아찌를 만드는 장면이 그 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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