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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화학]혼다·구글·삼성..성공기업의 공통점은?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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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4년 전, 국내 한 대형 식품업체를 찾아갔을 때의 일이었다. 사무실 내부는 순백색의 벽지로 도배해 청결함을 강조했고, 복도는 흡사 갤러리처럼 신흥 작가들의 미술품을 걸어놓아 젊고 트렌디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신발 정리를 잘하자'라는 표어였다. 식품회사이니만큼 청결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겨지지만 신발 정리라니 다소 뜬금없었던 것이 사실. 회사 관계자는 "정리정돈을 깔끔하게 잘하는 사람이 회사 일도 야무지게 한다라는 게 대표의 경영철학"이라며 "'매출을 올리자'라는 일차원적인 구호보다 색다르지 않냐"고 반문했다.

최근 견학한 한 화학공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구호를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정밀화학은 다음달 26일 울산사업장 654명 전직원들이 공장을 맨발로 걷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회사가 경영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전임직원이 한마음으로 외친 것이 바로 '청소경영'이었다. 공장뿐만 아니라 공정 내에서도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해 생산효율을 높이겠다는 뜻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제품원가혁신ㆍ안전혁신ㆍ기업문화혁신 등을 이뤄내 제조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정훈 총무팀장은 "매일 새벽6시30분이면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공장 청소를 했다"면서 "막힌 배수로부터 공장 곳곳에 쌓인 자재, 흩어진 볼트·너트 등을 치웠더니 경제성, 안전성, 주인의식 등 3가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2년 연속 적자를 내던 삼성정밀화학은 올 2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2013년 203억원, 2014년 244억원 적자에서 올 2분기 당기순이익 338억원을 달성한 것. 최근에는 2차전지 소재사업을 삼성SDI에 양도하고 삼성BP화학 지분율을 19.8%에서 49%로 높이는 등의 사업재편을 실시, 정밀화학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공장은 맨발로 다녀도 괜찮을 정도로 깨끗해야 한다'는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의 경영철학을 직원들이 시행에 옮긴 지 167일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내부가 깨끗해지자 일의 집중도가 높아지고 직원들의 주인의식도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청소경영을 실시한 곳은 삼성정밀화학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 사례는 일본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전 마쓰시타 전기산업 사장은 1923년 연말 공장 대청소 중 유독 화장실이 지저분한 것을 발견, 직접 청소를 시작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그저 관망할 뿐이었다. 그는 '직원들의 이런 정신 상태로는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며 직원교육이 부족했음을 반성, 화장실 청소로 솔선수범했다. 혼다 소이치로 전 혼다 CEO 역시 청소를 강조한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내가 공장을 깨끗하게 하라는 것은 지저분한 공장에서는 결코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며 제품은 마음과 통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전산은 1년간 신입사원 업무에 화장실 청소가 포함돼있다. 화장실 청소 습관이 업무환경 상태를 개선, 제품 품질과 기업의 업적을 향상시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은 "도산하는 회사의 공통점은 공장이 지저분한 것"이라며 화장실 청소부터 잘하라고 강조했다 .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 역시 '구글형 인재는 청소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면서 "청소라는 기업문화는 자본주의 정신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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