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홀연히 사라진 억만장자 모험가가 남긴 것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솔라 임펄스 2호 (YTN 방송 캡처)

솔라 임펄스 2호 (YTN 방송 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달 연료 없이 태양 에너지로만 나는 비행기가 117시간 51분을 쉬지 않고 비행해 최장 논스톱 단독 비행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태양광 비행기 솔라 임펄스 2호를 조종한 이는 62살의 안드레 보스버그였다.

이 소식을 전한 외신들은 기존 기록은 미국의 억만장자 스티브 포셋이 2006년 세운 76시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평생 모험과 도전을 즐겼던 포셋은 자신의 기록이 깨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8년 전 홀연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억만장자 모험가 스티브 포셋

억만장자 모험가 스티브 포셋

원본보기 아이콘

3일은 포셋이 실종된 지 8년이 되는 날이며 공식적으로 그는 사라졌던 그날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2007년 9월 3일 포셋은 네바다주에 있는 개인비행장에서 단발엔진 비행기를 몰고 이륙했는데 이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63세였다.

포셋이 실종되자 수 십대의 항공기와 헬기가 동원돼 한 달 이상 광범위한 수색이 진행됐지만 그의 흔적은 없었다. 사라진 비행기의 위치추적 장치 신호, 비행기 항로에 대한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포셋은 항공계획서도 제출하지 않았었다고 한다. 이 사건이 역대 비행기 실종 미스터리 중 하나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셋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 운전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제트엔진 장착 자동차

포셋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 운전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제트엔진 장착 자동차

원본보기 아이콘

이날 포셋이 비행에 나선 것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 운전 기록 도전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포셋의 실종에 의문을 제기했다. 포셋이 탔던 비행기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자 "그가 세상의 관심이 지겨워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떠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 것이다. "돈 문제로 도망갔을 수 있다", "납치됐을 가능성 있다" 등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이륙하는 것을 본 목격자는 한 명뿐이었으며 포셋은 평소 비행기 점검을 남에게 맡기지 않았는데 이 목격자는 포셋이 자신에게 비행준비를 부탁했다고 증언해 의심을 샀다. 최고속도 기록 장소 물색을 위해 나선다면서도 비상장비를 챙기지 않은 점이나 타고 간 비행기가 해체가 손쉬운 기종이었다는 점도 의구심을 키웠다.

포셋의 소지품

포셋의 소지품

원본보기 아이콘

그가 실종된 지 5개월 만에 미국법원은 미망인 등이 제출한 사망선고 청원을 받아들였다. 정작 포셋의 유해는 1년이 더 지난 2008년 10월 발견됐다고 한다. 먼저 한 등산객이 그의 이름이 적힌 조종사 면허증을 찾았고 이어 인근 지역에 대한 수색을 재개한 결과 비행기 잔해가 발견됐다. 비행기 추락 지점에서 800m 떨어진 지점에서 찾은 뼛조각의 DNA를 조사한 결과 포셋의 유해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 뼛조각은 동물이 물어뜯은 것으로 보이는 포셋의 테니스화, 운전면허증 등과 함께 발견됐었다. 미망인은 "DNA 검사가 포셋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출신인 포셋은 시카고 증권업계에서 일하다가 나중에 마라톤증권을 창업해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각종 기록에 도전하는 모험가로 이름을 알렸다.

포셋의 열기구

포셋의 열기구

원본보기 아이콘

그는 2002년 사상 처음으로 열기구를 타고 세계를 일주하는데 성공했다. 이 열기구의 이름은 '자유정신'이었으며 포셋은 6번째 도전 끝에 성공을 거뒀다고 한다.

포셋의 뗏목 '셰이엔'

포셋의 뗏목 '셰이엔'

원본보기 아이콘

2004년에는 38m 길이의 뗏목을 타고 58일 동안 세계를 일주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셰이엔'이라는 이름을 단 이 뗏목의 평균시속은 약 15마일이었으며 58일 9시간32분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고 한다. 앞서 포셋은 2001년 카본 재질의 뗏목을 타고 뉴욕에서 런던으로 이어지는 북대서양 뱃길을 113시간 28분 만에 횡단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단발엔진 비행기 '글로벌 플라이어'호

단발엔진 비행기 '글로벌 플라이어'호

원본보기 아이콘

2005년에는 단발엔진 비행기 '글로벌 플라이어'호를 타고 67시간 만에 논스톱 세계 일주에 성공했고 이어 2006년에는 이 비행기를 타고 무착륙, 무급유 조건에서 76시간 만에 4만2460km를 나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포셋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를 출발해 아프리카와 태평양을 거쳐 영국 켄트국제공항에 착륙했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