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불산 누출, 주민 대피 소동 '구미의 악몽 떠올라'

영천 실리콘 공장서 불산 누출.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경북 영천의 실리콘 공장서 불산이 유출돼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2일 낮 12시 32분께 경북 영천시 금호읍에 있는 실리콘 제조업체인 SRNT 공장에서 불산, 질산 등이 섞인 화학물질이 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공장 안에 있는 10t 규모의 탱크 배관 접합부가 파손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탱크 안에는 불산 5%와 질산 60%, 물 35%가 섞인 화학물질이 들어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공장을 가동하다가 실리콘 세정용으로 쓰는 불산이 탱크에서 유출됐다는 신고를 받았다"며 "탱크 주변에 방류지가 있어 대부분 화학물질이 이곳으로 빠졌으나 일부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천시와 소방당국은 공장 근로자와 주변에 사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주민 200여명이 금호실내체육관에 대피했고 이 가운데 30여명이 두통 등을 호소했다. 영천시는 15명을 병원으로 옮겨 진료받도록 했다.

김병삼 영천시 부시장은 "측정결과 현재 사고가 난 지점에서 50m 이상 떨어진 곳에는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았다"며 "앞으로 주민 건강검진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2년 9월 영천 인근 구미에서도 불산 가스가 유출돼 구미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구미 불산 가스 유출 사고는 23명의 사상자를 냈을 뿐만 아니라 공장 일대 주민과 생태계에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