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 세대도 뛰어넘는 의외의 인맥…그들만의 네트워크
지인들에게 여의도 국회를 출입한다고 소개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사례별로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정답은 '예스(YES)'일 경우가 많다. 얽히고 설킨 인맥과 친분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 세대까지 뛰어넘는 의외의 인맥도 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과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띠동갑이 훌쩍 넘는 나이차에도 '절친'으로 유명하다. 두 의원 모두 시민단체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교류가 있었다. 나 의원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박 의원은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다. 두 사람은 각 의원실 주최로 여는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해주는 등 상부상조하는 사이다.
국회에는 크고 작은 모임이 즐비하다. 출신, 경력, 나이, 취미, 종교 등의 공통점만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기 모임을 갖는다. 일례로 해군 학사장교(OCS) 출신 모임이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우여ㆍ심윤조ㆍ박상은 의원 등이, 새정치연합에선 주승용 최고위원과 문희상ㆍ장병완 의원 등 총 9명이 속해있다.
인맥과 친분만으로 여야 의원들이 의견 차이로 극도의 대립각을 세우다가도 뒤돌아서면 태도가 180도 달라질 수 있을까. 야당의 모 의원은 "같은 상임위에서 2년 이상 법안을 심의하며 옥신각신하다 보니 정이 쌓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국회의원을 '운동선수'에 비유하며, "경기 중엔 팀의 승리를 위해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다가도 시합이 끝나면 수고했다고 서로 격려해주지 않느냐"고 했다.
20년 경력의 국회의원 보좌관은 "협상과 소통을 숙명으로 하는 정치인들만의 속성이 아닐까"라며 한 일화를 소개했다. "지역구 예산 안배 문제로 멱살잡이까지 갈 뻔 했던 두 의원이 며칠 뒤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악수를 나누더라. 정치인이 가진 독특한 DNA이자 아무나 가지지 못하는 능력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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