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지만 독일 수입차업체의 할부금융사들은 여전히 8∼10%대의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금리 수준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은 채 할인 혜택만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은 여신금융협회 회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확한 금리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력 모델의 경우 8∼10%의 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할부회사들은 고금리를 바탕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올 상반기(1~6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영업이익은 195억 원으로 지난 한해 영업이익(107억)의 2배에 육박한다. 이 기간 순이익은 1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0억 원)에 비해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영업이익 204억 원에 당기순이익 157억 원, BMW파이낸셜은 영업이익 173억 원에 당기순이익 14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할부금융사들이 2% 초반에 자금 조달을 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차 회사들의 항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이 지난달 7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때 적용된 금리는 2.02%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조달 금리 보다 3∼4배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BMW파이낸셜과 폭스바겐파이낸셜도 2%대 초반에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차를 팔면 기본적으로 이익이 생기는데 여기다 할부 금융으로 또 이익을 챙기는 구조”라면서 “회사채를 2%대 초반 금리로 발행하면서 할부 이자를 최대 10%까지 받는 것은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부당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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