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 일가의 왕자의 난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31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부친 기일을 맞아 가족들이 어떤 얘기를 나눌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 간 롯데그룹은 매년 신 총괄회장 부친의 기일마다 온 가족이 참석해 챙겨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마다 참석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어제 입국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와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매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 오너 일가의 구도가 '신동빈 대 나머지 친족'으로 흐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의 향배를 가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더욱이 신 전 부회장은 30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자필서명한 신 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지시서를 전격 공개했다. 자신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내용의 '신 총괄회장 서명' 지시서도 같이 내놓았다.
신 전 부회장은 "내 롯데홀딩스 지분은 2%에 못미치지만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대표로 있는 자산관리회사(광윤사) 지분 33%와 종업원 지주회 보유분 32%를 합치면 3분의 2가된다"며 주총 표 대결 승리를 점쳤다.
이에 대해 한국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롯데그룹은 롯데홀딩스 임원 인사의 경우 이사회 의결 등 상법상 절차가 필요한만큼 신 총괄회장의 해임 및 임명 지시서들은 모두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무효라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그간 언급을 자제했던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고령으로 판단이 흐려진 상태"라고 공개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이 고령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신 총괄회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고령이기 때문에 자신의 결정을 기억하지 못하고 뒤바꾸는 등 판단력이 흐려져 있는 상태"라며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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