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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후 딜레마에 빠진 중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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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주식시장이 27일(현지시간) 8.5% 폭락하면서 정부는 딜레마에 빠졌다.

중국 정부는 추가 증시 부양책을 통해 또 한 번 '구세주'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개입을 최소화해 주식시장의 시장 논리를 강조할 것인지를 두고 선택이 어려운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중국 금융·경제 평론가 예탄(葉檀)은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중국에서는 모두가 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면서 "중국 증권 당국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폭락장을 모른 척 하자니 그동안에 펼쳤던 증시 부양책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판이다. 시장은 정부의 이례적이고 적극적인 증시 개입으로 지난 3주간 순조롭게 반등했다. 거래정지를 결정한 기업 수도 1473개에서 532개까지 줄었다. 정부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터라 정부의 대응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주식 투매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추가 부양책을 내놓자니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이미 지난 한 달 동안 기업공개(IPO) 승인 제한, 공매도 금지, 대주주 주식 매각 제한, 주식시장 유동성 공급 등 주식시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부분 활용했다.
정부가 주식시장에 또 개입할 경우 시장의 가격 결정력이 약해지고 정부의 정책 의존도가 강해지는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것도 문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FT를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최근 중국 정부의 증시 개입에 대해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금융시장을 개혁하겠다는 목표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상하이 자우퉁(交通)대학 고급금융학원(SAIF)의 주닝 부학장은 "이번에 정부가 아무런 대응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그동안의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그러나 지나친 개입은 중국 주식시장의 근본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될 뿐더러 오히려 시장의 구멍만 키울 뿐"이라며 정부의 개입 자제를 촉구했다.

이날 중국 증시 폭락 이후 중국 정부는 즉각적으로 대응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가 홈페이지를 통해 "증감위 산하 중국증권금융공사(CSFC)가 지속적으로 주식 매입을 하고 있다"면서 "CSFC가 증시 안정을 위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CSFC가 최근 시장 안정을 위한 중국 주식 매입을 중단하고 인민은행으로 부터 받은 주식 매입 재원을 상환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중국 정부는 주식시장의 폭락이 '큰 손' 투자자들의 악의적이고 부적절한 투매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식시장을 떠받칠만한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져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중국 경제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7%에 턱걸이 했지만 실물 경제 지표들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 경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짙다.

게다가 중국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돼지고기 가격 급등 현상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할 경우 정부가 금리인하 같은 통화정책 추가 완화를 결정하기 힘들 것이란 불안감도 팽배하다. 8월 말까지 중국 기업들이 상반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적도 부정적이다. 중국 공업기업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2조844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0.7% 감소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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