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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카페] 불멸의 골프영웅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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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vs 아널드, 잭 vs 타이거, 로리 vs 조던 등 시공을 초월한 골프역사 속의 '라이벌 열전'

잭 니클라우스(왼쪽)와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왼쪽)와 아널드 파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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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황제 vs 골프제왕'.

애칭부터 범상치 않다. 골프역사상 가장 뜨거운 라이벌로 평가받는 잭 니클라우스와 아널드 파머(이상 미국)다. 투어는 물론 골프대회 창설, 의류사업, 코스설계 등 은퇴 후 사업까지 모든 분야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여기에 메이저 최다승이라는 화두로 시대를 초월해 니클라우스의 라이벌이 됐다. 최근에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조던 스피스(미국)가 벌이는 '차세대 황위 다툼'이 화두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골프영웅들을 살펴봤다.
▲ 잭 vs 아널드 "영원한 라이벌"= 니클라우스(메이저 18승 포함 통산 73승)가 1962년 US오픈에서 파머(메이저 7승 포함 62승)와 동타를 이룬 뒤 18홀 연장혈투 끝에 우승컵을 차지해 라이벌 관계가 시작됐다. 1962년부터 4년 동안 번갈아 그린재킷을 입을 정도로 치열한 우승 경쟁이 이어졌다.

니클라우스가 투어 성적은 앞서지만 각각 프로대회를 창설했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의류 브랜드를 출시했고,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골프장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등 삶의 여정은 똑같다. 곳곳에서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와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이 대표적이다.

'구성(球聖)' 보비 존스를 유난히 존경한 니클라우스는 1966년 마스터스 우승 직후 "또 하나의 마스터스를 만들고 싶다"며 고향인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에 뮤어필드빌리지라는 명코스를 조성해 대회를 만들었다. 바로 메모리얼토너먼트(The Memorial Tournament)다. 마스터스(The Masters Tournament)와 철자 구성까지 비슷하다. 다음 수순이 메이저 승격이었다.
하지만 파머와 딘 비먼 PGA투어 커미셔너라는 걸림돌이 등장했다. 파머는 언제나 시비의 대상으로 존재했고, 비먼은 코스디자인 회사를 운영할 때부터 적수였다. 니클라우스는 비먼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 메모리얼 대신 더플레이어스를 '제5의 메이저'로 밀어붙이자 "메이저의 명예는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이기지는 못했다.

파머는 3년 뒤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을 신설했고, 이번에는 니클라우스가 "타이틀스폰서를 붙여 상업적인 냄새를 풀풀 풍긴다"며 대회가 열리는 베이힐에 대해서도 "코스가 단조로워 기억에 남는 홀이 하나도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파머의 존재감은 그러나 우즈 등 빅스타의 출전을 유도했다. 선수들은 두 영웅의 경쟁심을 의식해 어쩔 수 없이 매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타이거 우즈(왼쪽)와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왼쪽)와 잭 니클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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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vs 타이거 "시대를 초월해서"= 21세기 최고의 영웅은 단연 우즈다.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과 샘 스니드(미국)의 통산 82승, 1년에 4대 메이저를 싹쓸이하는 '그랜드슬램(Grand Slam)' 등 3대 기록에 가장 근접했다. 2000년 US오픈부터 이듬해인 2001년 마스터스까지 사상 초유의 '메이저 4연승'이 백미다. 1년이라는 조건을 총족시키지 못해 '타이거슬램(Tiger Slam)'으로 남은 게 오히려 아쉬웠다.

메이저 우승 시계는 반면 2008년 US오픈 14승에서 7년째 멈춰있다. 통산 최다승 부문에서는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에서 79승째를 수확해 니클라우스를 넘어 2위로 올라섰다. 한 시즌에 5승을 쓸어 담는 폭발력으로 지난해는 스니드의 대기록이 경신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부상이라는 악재만 없었다면 말이다.

스탠퍼드대학 1학년이던 1994년 12월 처음 무릎수술을 받았고, 2002년 두번째 무릎수술, 2008년 12월 오른쪽 아킬레스건, 2010년 5월 목 통증, 2011년 4월 왼쪽 아킬레스건, 2012년 3월 다시 왼쪽 다리가 문제가 됐다. 지난해 3월 허리수술은 특히 치명타가 됐다. 유타주 파크시티로 날아가 찰스 리치 박사에게 현미해부술 방식의 수술을 받는 등 공을 들였지만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40대로 접어드는 나이를 우려하고 있다. 2009년 '섹스스캔들'이 불거지면서 2년 동안 무관으로 전락했다가 2012년 3승, 2013년 5승으로 거뜬하게 부활한 전력이 있지만 이번에는 "체력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8개 대회에서 '컷 오프'와 기권을 반복했고, US오픈에 이어 21일 끝난 디오픈에서는 '2개 메이저 연속 컷 오프'의 굴욕을 당했다. 메이저 15승이 요원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해도 우즈 인생 최대의 목표인 '메이저 18승' 도전이 현재진행형인 건 분명하다. "새 스윙이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는 우즈 역시 니클라우스가 40세 이후에 메이저 3승을 추가한 점을 들어 "나는 40살이 되지 않았고, 탄도 조절 등 공을 제어하는 능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허리의 부담을 줄이는 새 스윙의 완성 여부가 관건이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왼쪽)와 2위 조던 스피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왼쪽)와 2위 조던 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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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리 vs 조던 "미래의 전쟁"= 매킬로이는 우즈가 하락세에 접어든 지난해 단숨에 세계랭킹 1위를 접수했다. 2012년 PGA투어 4승을 앞세워 이미 랭킹 1위에 올랐지만 2013년 나이키와의 계약과 함께 골프채와 궁합을 맞추지 못해 잠시 슬럼프에 빠지는 시행 착오를 겪었다. 미녀 테니스여제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의 장거리 연애도 걸림돌이 됐다.

지난해 5월 보즈니아키와 파혼을 발표한 직후 유럽의 메이저 BMW챔피언십 우승으로 부활포를 가동했다는 게 아이러니다. 7월과 8월에는 디오픈과 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연승'이자 '빅 매치 3연승'이라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25세 이하의 나이에 메이저 4승을 거둬 우즈에 이어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을 경신할 제2의 후보로 지목됐다.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는 메이저 5승째이자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이 우승을 저지한 주인공이 4살 어린 22세의 스피스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미래의 전쟁'이다. 스피스는 US오픈의 '메이저 2연승'으로 최근 4개 메이저를 매킬로이와 절반씩 나누는 파괴력을 곁들였다. 미국인들에게는 특히 우즈를 대신할 '흥행카드'로 부각됐다.

디오픈에서 비록 1953년 벤 호건 이후 62년 만의 '메이저 3연승'이 무산됐지만 남다른 카리스마로 '황태자'의 위상을 만천하에 선포했다. 시즌 4승을 일궈내면서 상금랭킹 1위(917만 달러)와 평균타수(68.84타) 1위 등을 곁들여 2승에 그친 매킬로이를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300야드를 넘는 장타를 치는 거포이면서도 평균 1.69개의 '짠물퍼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더욱 위력적이다.

인성 면에서도 대조적이다. 매킬로이가 서서히 바람둥이 기질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스피스는 투어에서도 가장 반듯한 선수로 꼽혀 "20년 이상 롱런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중에게는 자폐증이 있는 11살짜리 여동생 엘리를 끔찍하게 아끼는 사연이 어우러져 각별한 호감을 얻고 있다. 스테인버그 스포츠 심리학 박사가 분석한 '강철 멘탈'의 출발점이다. 바야흐로 매킬로이와 스피스의 양강시대가 도래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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