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발견된 화석 두고 학계 논란 뜨거워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뱀의 조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팀이 브라질에서 다리가 네 개 달린 뱀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해외과학매체인 사이언스,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23일(현지 시간) 이 같은 소식을 앞 다퉈 보도하고 나섰습니다. 뱀의 조상에 대한 논란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 발견된 뱀의 화석(학명:Tetrapodophis amplectus)은 약 1억2000만 년 전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당시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을 시기인데 네 개의 다리를 가진 뱀이 있었다는 것이죠. 네 개의 다리가 있는 뱀 화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 네 개의 다리가 어떤 기능을 했는지에 있습니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뱀의 조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포츠머스대학교의 데이비드 마르틸 교수는 "여러 가지 특징으로 봤을 때 뱀이 맞다"고 확신합니다. 특이하게도 네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마르틸 교수는 "네 개의 다리는 매우 작아 걷는 기능으로 작용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직 그 기능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새로운 뱀 화석을 분석해 보면 뱀이 천공(굴을 파는 습성을 가진 동물) 도마뱀에서 진화했다는 판단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이는 뱀이 바다도마뱀 조상에서 진화했다는 사실과 배치되는 것이죠.
이 같은 연구팀의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오랫동안 뱀 화석을 연구해 온 캐나다의 앨버타대학의 마이클 콜드웰 고생물학자는 "이번에 발견된 화석이 뱀의 유해가 아닐 것"이라고 반박한 것이죠. 콜드웰 박사는 "이빨의 형태로 봤을 때는 뱀처럼 생겼는데 해당 동물의 나머지에 비늘이 없다면 이빨만으로 뱀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콜드웰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중요하다고 생각은 되는데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콜드웰 박사의 지적에 다른 고생물학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 학계에서는 이번 화석을 두고 뱀인지 도마뱀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종류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화석에 대해 X-레이 컴퓨터 단층촬영 등으로 추가 연구가 진행될 예정에 있습니다. 뱀으로 확신한다는 마르틸 교수가 우세한 국면에 설 지, 아니면 뱀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둔 콜드웰 교수의 주장이 맞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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