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리더의 지지율]朴, '연민' '불패' 키워드가 지지율 떠받쳐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철저한 與 단속으로 지지층 결집…유승민 원내대표 거취로 불패 신화 깨져

[리더의 지지율]朴, '연민' '불패' 키워드가 지지율  떠받쳐
AD
원본보기 아이콘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콘크리트도 결국은 부식되고 말 것인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주춧돌이 흔들거리고 있다. 빌딩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이야기다.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국회법 개정안 논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대처 미흡, 여당 원내대표 공격 등 삼각파도에 휩싸였다. 결과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소위 '콘크리트 지지율 30%' 붕괴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6월 3주차 박 대통령 지지율은 29%였다. 일시적 현상이지만 지지율 불패 신화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간간이 나오고 있다.

집권 1∼2년차까지 박 대통령 지지율 30%는 그야말로 '깨질 수 없는 벽'이었기 때문이다. 국정원 댓글사건, 세월호 참사, 청와대 문건 사태 등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최고 60%, 평균 40%를 상회했다. 야권에서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박 대통령의 탄탄한 지지율은 '박근혜'라는 브랜드를 바탕으로 한다. 브랜드파워의 핵심 키워드는 '연민'과 '불패'다. 흉탄에 부모를 잃었음에도 인고의 세월 끝에 정계에 진출해 결국 대통령에 당선된 스토리가 지지자들을 끌어 모은 것이다.
전두환 정권에 의해 청와대에서 쫓겨나고도 오뚝이 처럼 일어선 '영애(令愛)씨'에 대한 애틋함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오버랩됐다. 결과는 선거를 치를 때마다 당에 승리를 안겨줘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줬고 박근혜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전할 수 있던 원동력도 여기에 있다.

지지율 추이도 역대 정권과 사뭇 다르다. 일반적으로 집권 초기에는 기대감이 반영돼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다. 그에 반해 박 대통령은 초반에 낮다가 점차 상승하는 곡선을 그렸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정권 초 지지율이 각각 60%와 52%였지만 일년 후에는 22%와 32%로 떨어졌다. 반면 박 대통령은 42%에서 54%로 오히려 상승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수석연구원(정치학 박사)은 박 대통령 지지율이 집권 1∼2년 차에 상승곡선을 그린 것과 관련해 "여권 내부 단속에 역대 어느 정권보다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권이 분열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데, 집권 초기부터 이 부분을 잘 관리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참여정부 1년차 때는 열린우리당이 창당됐고 MB정부 초기에는 친박연대 파문이 있었다. 이는 곧바로 대통령 지지율에 끌어내렸다.

박 대통령의 이슈 접근법도 지지율을 공고히 하는데 일조했다. 정치, 사회적으로 대립이 팽팽한 이슈에 대해서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불리할 때 침묵하다가 갑자기 다른 이슈로 역공을 펼치는 전략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숱한 공격을 받았지만 통합진보당 해산 등의 승부수로 정국을 돌파했다.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도 집권 1∼2년차에 지지율을 떠받친 요소다. 지난 4월 남미 순방길에 오른 동안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막았다. 이보다 앞선 2013년 9월에는 러시아와 베트남을 방문한 사이 이석기 통진당 의원의 내란음모사건이 터졌다. 만만찮은 이슈를 원거리에서 통제하며 지지층을 오히려 단결시키는 전략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전략의 효과가 신통치 않다.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관심을 받는 이유다. 심지어 정권말기 권력누수를 뜻하는 '레임덕이 벌써 찾아온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물론 숫자만 놓고 보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올 상반기 동안 지지율 최고는 40%, 최저는 29%를 기록했다. 지난해 40%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이 이어진 것과 분명 차이는 있지만 그리 나쁜 점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박 대통령은 여권 단합에 능한데, 유승민 원내대표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지지자들이 나오고 있다. 친박과 비박간 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지지율은 29%로 곤두박질쳤다. 이달 들어 30%대를 회복했지만 이는 대통령의 장점이 아닌 메르스 진정 효과라는 게 여론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하락이 구조적인 부분과 맞물려 있는 점이다. 정권 임기가 반환점을 돌면서 레임덕이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그만큼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 사퇴 문제만 해도 대통령의 약발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경제 상황도 박 대통령 지지율에는 불리하다. 지난해까지는 전 정부의 탓으로 돌릴만한 여지가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온전히 현 정권 몫이다.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지지율 함정에 빠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지지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자 '정치사안에 직접 개입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한 게 오히려 패착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승부사적 기질을 볼 때 향후 결코 쉽게 정국 주도권을 내놓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부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역정을 반추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 1972년 선포한 유신체제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은 측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신 찬반 국민투표를 결심한다. 그는 자신의 신임투표로 간주하겠다며 배수진을 쳤고 결국 투표과정의 정당성이나 합리성을 떠나 찬성률 73.1%를 받아냈다. 이에 앞서 1969년 3선 연임을 허용하는 법안 국민투표에서도 승리했다. 당시 신민당은 3선개헌반대 범국민투쟁위원회를 열고 개헌반대투쟁에 나섰다. 하지만 개헌안은 그해 10월 17일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총유권자의 77.1% 참여에 65.1% 찬성을 얻어 확정됐다.

박 대통령에게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권력 유지를 위한 승부사적 DNA가 있다. 여기에 그를 '정치인 박근혜'와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 박근혜' 사이에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응원하는 탄탄한 지지층이 여전하다. 그가 현재 여권분열 정국에서, 그리고 임기 말기까지도 절대 쉽게 뒷방신세로 밀려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판단의 근거다.

집권 3년차,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을 따를지 아니면 승부수를 던져 반등에 성공하고 정국주도권을 더 강화해 나갈 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