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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악재 이미 예상…세계 금융시장 차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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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그리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지만 시장이 받는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5개월간의 장기협상을 이어가면서 시장에 그리스 악재가 어느 정도 반영된 데다 5일로 예정된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날 유럽 증시는 하락했지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뉴욕 증시는 나스닥지수가 0.57% 오르는 등 상승 마감했다. 그리스 디폴트의 여파가 예상되는 남유럽 채권시장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10년물 국채 29억유로 어치와 5년 만기 15억유로 어치를 각각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장기물 응찰 비율은 낮았지만 단기물은 오히려 201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채권 값과 반대로 가는 금리도 떨어졌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이날 0.01%포인트 하락한 2.33%를 기록했다. 전날 0.24%포인트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이는 그리스 충격 전이 효과가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시장이 판단한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1일 오전 아시아 증시도 상승세로 개장했다. 도쿄시간으로 오전 10시 10분 현재 닛케이225지수는 0.20% 오른 2만275.36을 기록중이다. 대만·싱가포르 증시도 오름세다. 한국 증시도 상승세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IMF에 채무를 갚지 못했지만 이를 실질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투자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미국 JP모건 등을 인용해 이번 사건이 그리스 국채에 대한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 다른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때 별건의 채무 위반으로도 간주하는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이날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 이상은 '그리스가 연말에도 유로에 잔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다른 회원국들에게 심각한 전이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다만 그리스 사태가 길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리스는 오는 20일까지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유한 국채 35억유로를 갚아야 한다. 또 14일에는 117억엔의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런던 소재 LNG 캐피털의 루이스 가르구어 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 "IMF 채무 건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그리스의 향후 유동성이 부족한 점"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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