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최근 핀테크(FinTech)가 화두다.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줄여서 기술금융이라고도 한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만든 걸 핀테크라 볼 수 있다.
이런 핀테크를 바라보며 '내가 원조'라고 생각할 법한 무언가가 있다. 바로 2009년 생겨난 비트코인이다.
탄생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비트코인은 중앙발행처가 없다. 전세계 개인들이 각자 알아서 가상화폐를 채굴(비트코인의 표현을 빌리자면)하는 식이다. 전세계 발행량은 2100만개로 한정돼 있다. 자연스레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롭다. 달러는 연방정부 탄생 후 95% 가치를 잃은 반면, 비트코인은 생긴 이래 10만배 이상 가치를 얻었다는 얘기도 있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이니 송금이 간단하다. 수수료도, 대기시간도 없다. 100% 익명성도 보장된다. 비트코인이 주로 탈세나 돈세탁 등 암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이유다.
비트코인은 다르다. 화폐가치를 책임져줄 누군가가 없다. 그래서 가치가 들쭉날쭉하다. 최근 1년새 달러 대비 비트코인 환율은 1비트코인당 65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177달러까지 급락했다. 화폐가치가 72.7%나 급락한 것이다.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킹이나 거래소 사기 등의 문제가 여전히 빈발한 점도 문제다. 일본 거래소에서 지난해 2월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이 유출되며 환율이 급락한 적도 있을 정도다.
비트코인의 마지막이 어떻게 귀결되더라도 전세계 화폐사(史)에 한 획을 그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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