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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의 환율이야기]북한 환율은 '장마당'에서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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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권 북한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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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지난주에 북한에는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환율과 시장에서 실제 사용되는 환율이 다르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 북한의 대미환율은 1달러당 98.4원 수준이고, 실제 환율은 9000원 가량이다. 공식 환율과 실제 환율 간 90배 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적용되는 환율이 정해지는 장소는 어디일까. 바로 북한 전역에 흩어져 있는 '장마당'이다. 장마당은 북한 경제난이 깊어지며 주민들끼리 거래를 하려고 자생적으로 만든 불법 시장이었다. 숫자가 늘어나고 거래도 점차 활성화되니 북한 정부는 2003년 장마당을 종합시장으로 합법화했다.
다소 촌스러운 이름과 달리 북한 경제는 장마당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수준이다. 일본 '아시아프레스'가 2011년 촬영한 모란시장 영상을 보면 매일 1000명 가량 주민들이 모란시장에 모여 거래를 한다. 통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는 80cm 가량의 매대가 빽빽이 들어서있다. 상품은 반찬거리나 건어물부터 가전제품이나 화장품까지 없는게 없다. 모란시장은 북한 장마당 중 대표적 시장인데 이런 장마당만 200개가 넘는다.

규모가 크다보니 평양에 주재하는 외교관들도 장마당에서 환전하고 쇼핑을 하는 정도다. 외국인이 정식 환전소를 제쳐놓고 장마당으로 향하는 건 앞서 말한대로 북한 정부의 공식 환율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90배 손해보는 환전을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장마당에서는 달러와 북한 화폐, 그리고 중국 위안화까지 거래되니 여기서 북한 환율이 자연스레 정해진다. 장마당의 수많은 물품 중에서도 가장 거래가 활발한 건 쌀이다. 그리고 장마당 쌀값을 움직이는 건 다름아닌 중국 쌀값이다.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서 들여오는 쌀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 쌀값에 북한 환율이 좌우된다. 쌀값을 필두로 북한 환율이 정해지면 이를 기반으로 다른 생필품 등의 가격도 움직인다.
화폐는 그 나라의 얼굴이고, 환율은 경쟁력과도 같다. 북한 화폐 환율이 중국 쌀값에 좌우된다는 점은 북한 경제가 얼마만큼 중국에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잘 나타난다고 볼 수 있겠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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