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주최 세미나서 중앙은행 역할ㆍ한계 격렬 토론
세미나에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드라기는 23일 패널 토론에서 유로 지역의 높은 실업률(11.3%)을 언급하며 유로 정부의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드라기는 "구조 격차가 계속 확대되면, 유로 동맹이 버티지 못하고 폭발할 수 있다"면서 "저성장을 가져오는 구조적 요소가 미국보다 유럽이 월등히 강하다"고 언급했다.
드라기와 피셔는 양적완화가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
드라기는 "양적완화가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론도 있음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피셔는 "양적완화는 비통상적인 방법이며 나쁜 마술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드라기와 피셔는 '중앙은행이 너무 정치화됐다'는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중앙은행 지도부가 정부 정책을 좌우하면 안 된다는 지적에는 반박했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주로 인플레에 초점이 맞춰져 온 중앙은행 정책 기조가 광범위해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이번 회동에서 잇따라 제기됐다고 전했다.
서머스는 지난 22일 패널 토론에서 "통화 기조가 다른 정책들과 잘 연계되지 못하는 것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지난 20여 년 정책의 초점을 물가 안정에 우선적으로 맞춰오던 데서 벗어나 시각을 더 넓힐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에서 곧 물러나는 올리비에 블랑샤르 등도 패널 발표에서 "중앙은행의 정책 수행력이 떨어지면서 통화 기조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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