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기능 호전, 주변 도움으로 재활 운동…인지기능은 아직 회복되지 않아
6일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의 건강 상태는 발병 당시에 비해서는 상당히 호전됐다. 주변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아 재활 운동을 하고, 각종 검사를 받기 위해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다. 심폐 활동을 포함한 신체 기능 역시 안정적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며, 주변의 자극에 일정 정도 반응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지 능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병실을 집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계속 검토 중이다. 편하고 익숙한 환경으로 오면, 병원 내에 있는 것 보다 인지능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검토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삼성 측은 지난해 하반기 용산구 이태원동 이 회장의 자택에 병원 침상이 들어가는 의료용 승강기 설치 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이 회장이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 온 데다, 담배도 끊은 지 오래돼 신체적으로는 건강한 만큼, 의료진들은 의식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 병실에는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그리고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등이 수시로 오가며 건강상태를 살피고 있다.
의료진들은 의식이 돌아오는 부분은 개별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전혀 없었던 사례는 아닌 만큼 희망을 갖고 있다. 자동차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 축구선수 신영록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3년 말 스키를 타다 머리를 바위에 부딪혀 뇌출혈이 발생한 슈마허는 의식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은 뒤 6개월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축구선수 신영록씨는 2011년 K리그 경기 도중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로 갑자기 쓰러졌다가 50여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동안 의식을 찾지 못하다 회복한 환자들은 모두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는 등 신체적으로 건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의료진들이 이건희 회장의 건강에도 희망을 걸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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