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ㆍ러 국방장관회담에서 러시아가 군사협력 부문에서 남한과 북한을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불참키로 한 것과 관련, 방공미사일 S-300 구매 실패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무기교류가 전무하던 우리 군과는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S-300은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 개발해 줄곧 개량해온 전투기 및 크루즈 미사일 격추용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상당히 효율적인 무기로 평가받는다. 러시아는 한반도와 인접한 극동 지역에 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 'S-400 트리움프(승리)'를 실전배치하기도 했다. S-400 트리움프는 S-3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의 개량형으로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배치됐다. S-400은 600km 거리에 있는 적의 전투기, 순항 및 탄도 미사일 등을 포착해 60~400km 거리에서 격추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극동 지역에 첨단 방공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러시아와 우리군 과의 접촉은 잦아지고 있다. 러시아가 본격적으롸 우리군에 자국의 무기를 구매요청한 것은 2005년부터다. 당시 러시아는 모스크바에서 윤광웅 장관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장관은 국방장관회담에서 자국산 무기를 구매해 줄 것을 우리측에게 집요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바노프 장관은 특히 '국가 경제력'을 노골적으로 언급하면서 북한이 옛 소련 시절과 달리 구매국으로서 매력이 없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것이다.
정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러시아에 제공한 차관 20억달러(이자 포함)를 돈 대신 러시아제 무기로 받는 불곰사업을 1차(1996∼1999년)와 2차(2003∼2006년)에 걸쳐 진행했다. 당시 우리 군은 러시아제 T-80U 전차, BMP-3 장갑차, 무레나 공기부양정를 도입했다. 이들 무기를 러시아군과 우리 군이 같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러시아군이 불곰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군에 넘긴 무기의 부품을 다시 사가기 위한 방문으로 불곰사업 이후 첫 사례다.
러시아군은 보유하고 있는 BMP-3 장갑차 등 부품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자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러시아군은 지난해 말 부품보유 여부를 우리 군에 문의하고 이번 방한기간에 되살 수 있는 부품을 확인할 예정이다. 러시아에서 요구하고 있는 부품은 580여개로 14억원어치다.
우리 군은 러시아군이 요구한 부품을 되팔고 돈 대신 불곰사업때 들여온 T-80U 전차 부품 전차장 조준경 등 14억원어치에 해당하는 167개품목을 받아올 예정이다. T-80U 전차의 부품도 러시아현지에서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군과 서로의 필요부품을 확인하고 계약조건이 맞는다면 올해 하반기 안에 대상품목을 러시아와 물물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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