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조차 그가 의원 신분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재임기간 70일로 역대 최단명 총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이라는 것만으로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냐'고 하는 것 같았다.
원내대표가 된 이후 야당과의 협상에서는 뛰어난 조율능력을 보였다. 그 덕에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정례화했고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었다. 12년만에 새해예산안을 법정기한 내에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올 초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총리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총리 지명이후 상황은 지난해와 180도 달랐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말실수로 뜻밖의 가시밭길을 걸었으며 '성완종 리스트'가 터진 이후에는 각종 의혹을 해명하느라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외압의혹을 비롯해 절묘한 시점에 국회 대정부질문이 4일간 이어졌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운이 정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