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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완구의 초라한 국회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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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충청대망론'의 주인공이자 '포스트JP'로 불린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국회 복귀는 초라했다. 그가 행정부로 떠날 때와는 전혀 달랐다.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조차 그가 의원 신분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재임기간 70일로 역대 최단명 총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이라는 것만으로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냐'고 하는 것 같았다.
지난해부터 올 1월 총리로 지명되기까지 '국회의원' 이완구의 인생은 화양연화였다. 혈액암을 극복하고 보궐선거로 국회에 재입성한 후 일년만에 여당 원내대표가 됐다. 경쟁자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빠지면서 이례적으로 단독 출마해 어렵지 않게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천운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원내대표가 된 이후 야당과의 협상에서는 뛰어난 조율능력을 보였다. 그 덕에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정례화했고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었다. 12년만에 새해예산안을 법정기한 내에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올 초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총리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총리 지명이후 상황은 지난해와 180도 달랐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말실수로 뜻밖의 가시밭길을 걸었으며 '성완종 리스트'가 터진 이후에는 각종 의혹을 해명하느라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외압의혹을 비롯해 절묘한 시점에 국회 대정부질문이 4일간 이어졌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운이 정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쓸쓸히 복귀한 이 총리를 감싸줄 보호막은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검찰 수사를 앞두고 당헌ㆍ당규에 따라 당원권 정지와 탈당압력까지 받을 수 있다. 자존심이 센 이 전 총리는 당분간 대외활동을 자제하면서 스스로 불명예를 씻기 위한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의지할 곳 없는 이 전 총리에게 유일한 희망은 결백을 밝히는 것이다. 정치생명과도 직결된다. 정치권이 이 전 총리의 움직임을 숨죽이고 바라보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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