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간디는 인도를 사랑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간디는 '손으로 돌리는 물레'를 보급하는데 앞장섰다. 면화 생산 최대 국가 중 하나인 인도의 농촌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다. 기계로 돌리는 물레가 아니었다. 간디의 경제학은 도시보다는 농촌, 공업보다는 농업, 최첨단 기술보다는 소규모 기술을 선호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시 인도의 현실에 가장 알맞은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물질이 넘쳐나고 에너지가 최대로 소비되는 서구와 다른 방식이다.
○…제3세계 국가와 개발도상국가들은 발전 모델로 미국식 시스템을 선호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 허구성을 지적한 이가 있다. 미국식 모델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허먼 데일리는 "현재 세계인구의 6%밖에 되지 않는 미국인들이 세계 광물자원의 3분의1을 소비한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미국의 생활수준에 도달하려고 애쓴다. 자원 생산량이 현재대로라면 미국인과 같은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전체의 18%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2%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남미를 방문 중이다. 한국형 과학단지 모델(K-STP, Korea-Science Technology Park))을 페루에 만들겠다는 양해각서를 지난 21일 체결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단지 모델을 페루에 소개하고 기술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단지 개발·운영·관리, 전문 인력 공유, 비즈니스 매칭과 기업교류 활성화 등이 담겼다. 페루 과학기술위원회가 지난해 9월 미래부를 방문해 전문가 파견 등 적극적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나라 과학모델을 알리고 이를 통해 페루의 과학이 발전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기술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데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냉장고와 발전기'만 안겨서는 안 되지 않을까. 그들의 현실에 맞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구축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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