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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동부저축 팀장, 사기범 잡은 '저축銀의 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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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심사 현장탐문 출동‥신용평가 위주 기계적 심사 탈피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몇 해 전, 동부저축은행 한 사무실. 조영훈 동부저축은행 마케팅 팀장은 대출을 받으러 온 A씨와 심층 인터뷰를 마친 뒤 미심쩍은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대리인 위임장을 갖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러 온 A씨의 말이 앞뒤가 맞지 않고 준비해 온 서류와 달랐기 때문이다. 조 팀장은 A씨를 돌려보낸 뒤 그가 갖고 온 인감증명과 기타 서류를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인감증명서가 포토샵과 컬러복사기로 정교하게 위조돼 있었다.
그때 당시만 생각하면 조 팀장은 아직도 머리카락이 곤두선다. 조 팀장은 "저축은행은 1금융권에 비해 허술할 것이라는 생각에 대출 사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오히려 그러다보니 시중은행보다 더욱 철저하게 심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시중은행은 재무제표나 신용평가 등 서류와 체크리스트 위주의 기계적 심사를 한다고 하면 저축은행은 현장방문점검, 사업주 인터뷰 등 책에 나오지 않는 측면을 꼼꼼하게 더 살핀다"고 말했다. 정량적인 부분 외에도 정성적인 측면을 추가적으로 진행해 부실 위험을 최소화 한다는 것이다.

만약 시공되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건이 접수됐다고 하면 우선 법적, 제도적 측면을 1차적으로 살핀 뒤 현장 실사를 하러 나간다. 공사 현장 지역 주민들에 대한 탐문을 시작한다. 공사는 매일 진행되고 있는지, 일하는 인부들은 몇이나 되는지 등을 파악한다. 그리고 유사 사례를 살펴본 뒤 시세 등을 조회한다. 주변 상권과 교통권 분석을 통해 나중에 아파트 분양이 얼마나 잘 될지에 대한 사업성 검토도 진행한다. 조 팀장은 "실제 시중은행과 공동으로 여신을 진행하는 경우 저축은행이 너무 깐깐하게 검토한다는 볼멘소리를 듣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 숙박업, 유흥업 등 기존에는 저축은행이 주로 대출을 해주던 곳까지 시중은행이 발을 넓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여신 영역에 대한 경계가 사라졌다. 저축은행이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조 팀장은 "시중은행과 경쟁하다보니 어렵고 힘든 여신 분야까지 마다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간단한 담보대출부터 고난도의 구조화된 여신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조 팀장은 15년 경력의 여신 업무 베테랑이지만 더욱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여신심사분석사제도를 올해 이수했다. 여신심사분석사제도는 여신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전문교육을 이수한 자에 대해 중앙회가 발급하는 여신심자역 자격 제도다. 시중은행의 신용분석사 자격과 유사하다. 조 팀장은 "새로운 규정과 심사기법에 대한 교육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전국에 흩어져 있는 심사분석사들 간에 정보교류를 통해 시장에 대한 정보와 동향을 탐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동부저축은행 수유점 지점장으로 있었을 때 저축은행이 나아갈 방향은 '관계형 금융'이라는 것을 가슴으로 깨달았다고 했다. 햇살론 광고지를 인쇄해서 직원들과 직접 돌리면서 주민들을 만나고 큰돈은 아니지만 꾸준히 믿고 맡기는 고객들을 일일이 대면하면서 그들과 공감을 통해 저축은행만이 할 수 있는 금융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조 팀장은 "점포제한 완화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길이 열려야 할 것"이라면서 "지역 주민과 공생하는 것이 저축은행의 나아갈 길"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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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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