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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삼성 노조 파업, 명분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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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삼성테크윈 노조가 지난 1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해 조업을 중단했다. 고용 보장 등 49개 요구안에 대해 경영진이 성실하게 교섭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삼성테크윈을 비롯해 한화에 넘어가는 삼성종합화학, 삼성탈레스, 삼성토탈 노조도 매각을 반대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삼성 4사 노조는 겉으론 '고용 안정'을 외치고 있지만, 진짜 관심사는 '위로금'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 노조는 매각 후 발생할 고용 불안과 삼성 '뺏지'를 떼는 데에 대한 명분을 앞세워 사측에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은 노조에 1인당 2500만~3000만원(1000만원+넉달치 임금) 가량의 위로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2013년 삼성코닝정밀소재 매각 당시 위로금이 1인당 6000만원에 달했다며 더 많은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코닝정밀소재의 경우 한 해 순이익이 8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다. 반면 지난해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은 수백,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회사 사정이 악화일로다. 노조의 위로금 요구가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이유다.
매각 대상 기업의 근로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적자를 낸 회사의 경우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위로금은 법적, 제도적 근거조차도 없다. 삼성 4사의 이번 파업이 명분없는 불법 파업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화그룹이 5년간 고용 유지를 약속한 터라 더욱 그렇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엔 구조조정을 당해 직장을 잃고 집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노동자들이 부지기수다. 경영이 악화된 삼성 4사 또한 한화로 인수되지 않았다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럴 경우 상당수의 근로자들이 실직을 고민해야 할 상황에 처했을 것이다. 수 년째 사측과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바람은 훌륭한 복지도, 넉넉한 위로금도 아닌 오직 '복직' 하나 뿐이란 점을 되새겨볼 때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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