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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대가 온다]애플 '시리'에 사라진 英 비서 16만명…인간 실직시키는 기계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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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 등장하는 앤드류(오른쪽)는 영화 속에서 가사노동을 완벽히 시행한다. 영화처럼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경고도 들려온다. 그래픽 = 이주룡 기자 @ljr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 등장하는 앤드류(오른쪽)는 영화 속에서 가사노동을 완벽히 시행한다. 영화처럼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경고도 들려온다. 그래픽 = 이주룡 기자 @l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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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셰프 대신 게살스프 만들어…
'노동의 종말' 리프킨의 묵시록이 현실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1. 1999년에 개봉된 로빈 윌리엄스 주연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의 주인공 앤드류는 요리ㆍ청소 등 가사일뿐만 아니라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유능한' 로봇이다. 식구들은 엄마가 아닌 앤드류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는다.

#2. 지난 12일 열린 세계 최대의 산업박람회 '하노버 메세'에 출품된 요리 로봇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요리솜씨를 뽐냈다. BBC방송의 요리 프로그램 '마스터셰프'의 우승자인 팀 앤더슨의 레시피를 이용해 25분만에 프랑스식 게살스프를 만들어냈다. 바이센테니얼 맨의 장면 처럼 주부들이 요리의 굴레에서 벗어날 시기가 멀지 않은 셈이다.
로봇과 인공지능 발달이 사무직과 서비스직 직업을 잠식하는 시대가 소설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1994년 4월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20년 후 비서 직종이 컴퓨터와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에 밀려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로부터 약 20년 후인 2015년 3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2년간 영국의 비서 일자리가 16만3000개 줄었다고 보도했다. '시리(Siri)' 류의 스마트폰 비서와 인터넷 가상 비서 서비스에 사람이 밀려났다는 분석이다. 시리는 음성인식을 통해 사람의 지시를 수행하는 스마트폰 비서 앱이다.

과거의 기계가 단순노동을 대체했다면 현재의 기계는 사람의 노하우와 기술이 필요한 영역까지도 밀고 들어오고 있다. '닥터 둠' 누리엘 누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1월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이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칭하며 "로봇 때문에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는 곳곳에서 관찰된다. 할리우드에서는 헬리콥터 대신 무인기 드론(drone)이 항공촬영에 동원되면서 헬리콥터 조종사들이 일 자리를 잃고 있다. 헬리콥터 촬영은 하루 경비가 1만달러나 소요되지만 드론으로 촬영하면 비용이 헬리콥터의 5분의 1 수준인 2000달러까지 떨어진다.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드론을 선호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무인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자판기 천국 일본의 유통업계는 무인 계산대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최대 소매점인 '에이온(AEON)'은 약 3000여대의 무인 계산대를 도입했다. 월마트의 일본 자회사 '세이유' 역시 올해 무인 계산대 수를 2배 이상 늘린다고 밝혔다.
무인자동차 상용화도 코 앞으로 다가왔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17년까지 자사의 전기차 '모델 S'를 기반으로 한 무인자동차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검색 제왕 구글은 이미 지난 2010년 무인자동차를 개발했고 벤츠,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들도 무인차 경쟁이 치열하다.
기계들이 사람의 직업을 대체하는 시대는 과연 축복일까, 저주일까. '기계시대의 시작(Rise of the Machine)' 저자인 마틴 포드는 기계가 발전한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그는 미 정보기술(IT) 잡지 '와이어드(Wired)' 와의 인터뷰에서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들은 기계가 도맡고, 사람들은 좀 더 창의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디스토피아'를 우려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뉴욕 주립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로봇이 자산가들에게 돈을 벌어줄 것"이라며 "교육(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역시 인간들이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로봇들의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달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의해 '최근 10년 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선정된 타일러 코웬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 역시 "재능이 필요한 일을 기계가 도맡으면 재능이 없거나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뒤처질 것"이라고 기계에 의한 신(新) 계급사회 도래를 예견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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