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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대타협 논의…또 고개든 노사정위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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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이 시한을 넘긴 채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자, 논의를 주도하는 노사정위원회를 향한 '무용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사회적 합의모델로 출범한 노사정위 존재 자체가 중대 기로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산하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경영자총협회장 등 노사정 대표 4인은 1일 오후 4시부터 자정을 넘긴 새벽 1시께까지 진행된 마라톤 회의에서 결국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이들은 결렬 선언 없이 이날 오후 재회동을 가질 계획이다.
대타협 시한을 넘긴 채 논의가 길어지자 노사정위 무용론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노사대타협을 통해 위기극복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노사정위가 이후 15년 이상 사회적 합의라고 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주 5일 근무제, 정년 60세 연장, 대체 휴일제 도입 등은 노사정위에서 협상 테이블을 만들고도 합의를 이루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이번 대타협 논의과정에서도 노사정위는 지난해 12월23일 기본합의를 도출한 이후 3월 말까지 16차례의 특위 전체회의와 비공개 회의 등을 개최했으나 노사 간 합의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노사정위 무용론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9년 민주노총이 공식적으로 불참을 선언한 후 노사정위는 줄곧 식물위원회 논란에 시달려왔다.
특히 노사정위의 조정기능과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노조 조직률이 10%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서 한국노총의 참여가 곧 노동계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와 중소기업의 목소리는 아예 배제돼 있다. 관련 법률은 국회 계류 중이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노사정위 주도의 합의가 갖는 무게감이 크지 않다는 것도 약점"이라며 "대타협을 끌어낸다 해도 무조건 실행될 수 있는 제도가 구축돼 있지 않는 한 합의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번 대타협 역시 국회 과정에서 정치적 수로 활용되며 로비전이 난무하고 당초 의도가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과거 노사정위에서 합의하면 실행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구를 만들자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노사정 모두 대타협 결렬에 대한 책임론을 피할 수 없는 만큼 1~2일 내로 어떻게든 결론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노사정 대표 회동에서는 핵심쟁점 부분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타협안이 마련되더라도 진통은 이어질 전망이다. 양대 노총 제조부문 공동투쟁본부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안의 일방적인 합의를 강행할 경우 공동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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