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고 할땐 언제고 이젠 등 떠미나"…中진출 韓기업 '빨간불'(종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할 모델 덩샤오핑의 동상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중국 정부의 외국기업에 대한 우대조치가 이달부터 사라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

1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10일부터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각 지방정부가 취해 온 조세감면 등 우대정책이 폐지된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말 각 지방정부에 이런 지침을 하달했으며 3월 말 최종 보고를 거쳐 4월10일 시행하기로 했다. 지침에는 국무원 비준을 받지 않은 세금 우대정책을 제정할 수 없고 사업성 요금, 사회보험관리제도 등을 엄격히 집행하며 토지를 비롯한 국유자산의 저가매매를 엄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3월 말까지 지침 이행 여부를 중앙정부에 보고하게 돼 있어 지방정부들이 우대책 폐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며 "4월을 기점으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우리 기업들도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지방정부별로 제공하던 외국기업에 대한 우대정책이 취소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인 A사는 중국 지방정부로부터 받아온 공장건물 무료임대 혜택이 올해부터 중단됐다.

서비스업 부문인 B사는 수억 원에 달하는 지원 혜택을 받기로 약속하고 지난해 사무실을 이전했다가 최근 지방정부로부터 약속을 이행하기 어렵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C사는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공장에 대해 5년간 제공받기로 했던 법인세 감면 혜택을 못 받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외교공관을 통해 현지 동향과 우리 기업의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2015년 판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외국기업의 투자가능 여부를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으로 중국 정부는 통상 3년마다 개정)도 기존에 비해 대외개방의 폭이 크게 확대됐지만 여전히 외국인투자에 대한 다양한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합자·합작 및 중국측 지분통제로 제한됐던 항목이 대폭 감소했다.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항목들은 장려품목으로 추가됐다. 전력망 분야는 기존에 투자 제한 품목이었다. 기술 및 사회발전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항목들도 장려품목으로 추가됐다. 그러나 생태환경에 영향을 주는 산업 및 중국이 일부 경쟁력을 갖춘 항목들은 이번 장려항목에서 제외됐다.

증권회사의 경우에는 기존에 비해 제한이 완화됐지만 자동차 및 오토바이 제조가 제한항목에 신규 추가됐다. 완성차, 전용자동차, 오토바이 제조는 중국 측 지분 비중이 50% 이상이어야 하며, 동일 외국기업은 중국 내에서 동종 생산품목(승용차, 상용차, 오토바이 등)에 대한 합자기업 설립이 2개까지만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외국 금융기관의 투자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제한을 뒀고 교육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를 제한했다. 단일 외국금융기관 및 그의 통제를 받는 관련업체가 발기인 혹은 전략적 투자자가 되어 단일 중국 자본 상업은행에 투자할 경우, 그지분 비중을 20%이하로 규정했다. 다수의 외국금융기관, 혹은 그의 통제를 받는 관련업체가 발기인 혹은 전략 투자자인 경우, 그 지분 비중의 합계를 25%이하로 규정했다.

농촌의 중소금융기관에 투자하는 외국금융기관은 은행만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국의 전통산업과 일부 위험성 있는 산업들이 이번에 금지항목에서 제외됐지만 법률, 문물, 담배 등 분야가 새로 금지항목에 추가됐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