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명(28.9%)은 일을 하고 있다. 일하는 노인 10명 중 8명(79.3%)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한다. 노인들은 또한 자식들과 떨어져 산다. 10명 중 7명(67.5%)은 집에서 노인 부부 또는 혼자 산다.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 비율이 54.7%(1994년)에서 20년 만에 28.4%로 반 토막 났다. 자식의 봉양을 받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다.
노인들의 이런 암울한 삶의 현실은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고 평균수명 연장으로 더 나빠질 공산이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노인 증가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과 직결돼 있는 사안이어서 더욱 그렇다.
복지부는 실태결과와 함께 기초연금지급과 노인 일자리 창출, 만성질환 등의 건강검진 지원, 자원봉사클럽 지원 등 맞춤형 성격이 강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바람직하지만 이 같은 지원책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잘 스며들지는 의문이다. 재원조달 문제도 있고 정책의 우선 순위에서도 앞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정책 안에서라도 우선 순위를 정해 시급한 일부터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연락도 없는데 그런 자식이 있다고 해서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하는 식의 일은 없어야 한다. 선진국을 말하면서 노인들이 불행하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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