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업활동에 관한 통계가 전달에 비해 여러모로 나아진 것에 고무된 모습이다. 산업생산, 산매판매, 설비투자가 각각 전달에 비해 2.5%, 2.8%, 3.6% 늘어난 것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1~2월을 평균해서 지난해 4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각각 0.1%, 0.3%, -1.1%에 그쳤다. 지난해 연말 밀어내기 등의 여파로 1월 실적이 워낙 안 좋았던데다가 2월에 설 연휴를 앞두고 소비와 내수생산이 늘어나는 '설 효과'가 가세한 결과다.
통계청이 오늘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4% 오르는 데 그쳤다. 4개월 계속 0%대 행진이다. 연초에 이뤄진 담뱃값 인상의 소비자물가 인상 효과 0.58%포인트를 빼면 -0.18%다. 담뱃값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사실상 디플레이션 상황이다. 저유가의 효과를 감안한다고 해도 물가가 이런 상황이면 경기회복을 장담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한국은행이 어제 공개한 지난달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0%대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장기화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한은은 지난 1월 3.9%에서 3.4%로 낮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더 낮은 수준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경제연구소 가운데 올해 우리의 성장률을 2%대까지 낮춰 전망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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