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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4500원, 적응됐나…사그러드는 금연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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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 석달…금연행렬 줄고 담배판매량 감소세는 완화

사진제공=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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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원다라 기자] #10년 차 흡연자인 지모(30)씨가 금연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석 달째 접어들어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얼마 전부터 다시 담배를 피워 물기 시작했다. 적지 않은 업무 스트레스 탓에 흡연욕구를 참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지씨는 "한 갑에 4500원이라는 가격이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어느새 적응이 된 것 같다"며 "나중에 다시 금연을 시도해 볼까 싶다"고 말했다.

담뱃값이 인상된 지 석 달이 지나며 금연 열풍이 누그러졌다. 새해 벽두를 뜨겁게 달궜던 잇단 금연 맹세가 담배연기처럼 흩어져버린 것이다. 어느새 담배판매량은 점차 원래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흡연억제를 통한 건강증진 차원인지 가격인상을 통한 세수확보 목적이었는지 다시 한 번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전국 보건소에 위치한 금연클리닉에 등록한 인원은 26만18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금연클리닉 등록인원 9만833명에 비해 2.9배 많은 숫자다.

이 같은 금연열풍은 일선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들러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강남구보건소 금연클리닉의 경우 지난 석 달간 신규 등록자가 2184명에 달했다. 강서구보건소 역시 클리닉이 붐빈다. 이영숙 송파구보건소 금연상담실장은 "10년째 금연상담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들이 많은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며 "송파지역의 경우 지난해 3월 260명의 흡연자들이 등록했던 데 비해 올해는 380명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금연 열풍의 원인으로는 우선 담뱃값 인상이라는 '가격효과'가 꼽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흡연자 10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2.3%가 금연했다고 답했고, 이 중 담뱃값 인상을 금연 동기로 꼽은 응답자는 28.4%로 '건강에 대한 염려(50.2%)'에 이어 두 번째였다. 흡연양을 줄였다고 답한 응답자의 58.5% 역시 담뱃값 인상을 가장 큰 감연(減燃)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금연 행렬에서 빠져나가는 흡연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클리닉 참여자도 급감추세를 보인다. 강남구보건소에는 1월 1240명이 등록했으나 3월엔 458명에 그쳤다. 강서구의 경우도 1월 1230명이던 것이 3월엔 3분의1 수준인 387명으로 줄었다. 클리닉 상담사들은 '화장실 갈 틈조차 없다'며 푸념할 정도였으나 이제는 여유를 찾는 모습이다.

이에 담배판매량 감소폭이 점차 줄어드는 등 금연열풍이 '반짝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정부의 가격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 편의점의 지난 1월 첫째 주 담배 판매량은 전주 대비 40.3%로, 직전 주(週)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감소폭이 급격히 줄어들어 2월에는 22.4%, 3월 셋째 주에는 15.1%로 좁혀졌다. 담뱃값 인상 3개월 만에 담배소비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된 셈이다.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운영자는 "통상 담배를 끊는 데 6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3개월 만에 담배판매량 감소율이 10%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정부의 가격정책이 별다른 효과가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국 대부분 서민층인 흡연자들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되고 정부는 세수확보라는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됐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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