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B씨는 주택담보대출 5000만원을 10년 분할 상환 조건의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탔다. 매달 16만원 정도(대출금리 3.9%)의 이자만 냈는데, 앞으로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만원 가량 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B씨는 "4~5년 간 매달 100만원씩 모아 일시 상환할 계획이었다"면서 "오래된 자동차도 바꾸지 못하고 지출도 최대한 줄였는데, 안심전환대출 덕분에 오히려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주 1차 판매 결과, 80~90% 정도가 기존에도 분할상환대출이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아직 원금 상환에 들어가지 않은 거치식 대출이었다. 결국, 다음달부터 이자와 원금까지 갚아나가야 돼 가계 가처분소득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들이 통상 부채상환계획을 세우고 미리 지출규모를 줄이기 때문에 소비지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가계 대출구조를 개선하기 때문에 소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동안 원금상환을 하지 않고 이자만 내온 신청자가 75.8%에 달하는 것이다. 이들은 4월부터 곧바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야 한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구조 개선 노력은 필연적으로 원리금 상환을 늘려 단기적으로 민간소비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안심전환대출 1차 판매에서 신청자의 70%가 6000만원 이하였고, 연평균소득은 4100만원, 주택가격은 3억원이었다. 대부분 서민층이어서 대출금 상환액이 증가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 더욱 지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이 많은 계층은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가계대출 부담을 낮춰주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소득이 낮은 계층은 원리금 상환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소비를 줄여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소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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