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1명이 14개 펀드 운용하기도
불황에 채용시장 '얼음'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국내 펀드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수는 오히려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때문에 한 명의 펀드매니저가 최대 14개의 펀드를 운용하는 등 '펀드 과부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소수의 펀드매니저가 다수의 펀드를 맡다보니 매니저 1명이 운용하는 펀드 설정액도 거대해졌다. 미래에셋운용의 경우 총 설정액이 23조3227억원에 달해 펀드매니저 1명이 7067억원씩 운용했다. 삼성운용도 24조9247억원의 설정액을 7331억원씩 쪼개 운용하는 꼴이었다. 키움운용도 펀드매니저 1명당 설정액이 6351억원에 달했다.
소수의 펀드매니저가 다수의 펀드를 운용하게 된 이유는 유행에 따라 이벤트성 펀드들이 난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된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139개 중 4분의 1인 32개가 배당주 펀드였는데 기업들의 '배당' 확대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10개 운용사가 경쟁적으로 관련 상품을 내놨다. 또 박스피 국면의 대안으로 떠오른 가치주 펀드(국내 주식형 공모) 역시 지난 한 해 28개 펀드가 새로 출시될 정도로 국내 펀드시장은 트렌드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른 금융상품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자산운용업 불황으로 펀드매니저 채용은 늘지 않고 있다"며 "펀드매니저 1명당 운용하는 펀드가 늘수록 소규모 펀드의 경우 운용에 소홀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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